‘정몽준, 진대제, 홍석현씨는 어떡한데~!’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고위 공직자 주식백지신탁제’가 통과되면서 세간의 시선이 이들 세 사람에게 쏠리고 있다. ‘주식백지신탁제’란 1급 이상 공직자가 보유한 주식(상장, 비상장 포함)에 대해 업무와 관련이 있을 경우 본인이 처분하거나 금융기관에 주식처분권을 넘기는 제도. 때문에 기업 오너이거나 주식을 대거 보유한 주주로서 고위 공직에 몸담고 있다면 이를 포기해야 한다.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중앙일보, 보광그룹 등의 대주주인 홍석현 주미대사와 삼성전자 대주주인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그리고 현대중공업 오너인 정몽준 의원 등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홍석현 주미대사 홍석현 대사 주식 향방 여론에 좌우 될 듯

홍석현 주미대사는 현재 중앙일보, 스포츠서울, 삼성코닝정밀유리, 보광훼미리마트 등의 주식을 갖고 있다. 중앙일보 주식의 경우 95만 7천주를 소유, 지분율 43.8%에 이르며 액면가는 50억원 정도에 달한다. 그러나 중앙일보를 비롯한 홍 대사가 소유한 주식이 대부분 비상장주라 주식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긴 어렵다. 국외에서 활동하는 홍 대사의 직무가 국내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이 많은 가운데 그의 주식이 직무와 관련이 있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홍 대사 측은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결국 홍 대사의 주식 보유여부는 여론의 판단에 맡겨져 있는 셈이다.홍 대사의 주식이 백지신탁제에 걸려 포기되는 상황을 맞을 경우 처리하는 부분도 만만치 않다. 우선 금융기관에 맡겨 매각을 한다면 이는 중앙일보가 언론이라는 특징이 있고, 나머지 계열사는 대부분 삼성그룹이나 다른 보광그룹 계열사간 상호출자 형식이 되어 있어 세칭 ‘파킹’형식으로 눈가림될 가능성도 높다. 특히 매각과정에서 주식가치 평가문제 등을 놓고 충돌이 불가피해 간단하게 해결되긴 어려울 것이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

진대제 장관 소유주식 매각 처리할 가능성 커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2005년 4월 현재 삼성전자 주식 9,194주를 가지고 있다. 진 장관이 보유한 주식은 현재 주가 수준으로 계산하면 시가총액은 대략 45억원대. 이 주식은 진 장관이 삼성전자에 근무했을 때 스톡옵션으로 받은 것이다. 그는 지난 해 금융기관에 주식을 명의 신탁했지만 심사위가 직무와 삼성전자 주식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진 장관 측은 “정통부가 삼성전자를 직접 규제하지는 않으므로 직무 관련성 문제는 없다. 그러나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백지신탁제가 시행되면 진 장관의 경우 삼성전자 주식을 포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본인은 삼성전자와 직접 직무상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통신부문이나 반도체 부문, 이동통신단말기 부문 등의 정책 결정에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혹이 관련업계에서 수없이 제기되어온 터였다. 특히 진 장관은 현재 차기 서울시장을 노리고 나름대로 물밑움직임을 하는 상황이고 보면 삼성전자 주식을 백지위임해 매각처리할 공산이 큰 것으로 정치권과 업계에선 보고 있다.

정몽준 의원 정몽준 의원 “금배지냐 현대 중공업이냐…”

주식거부들 중 가장 골치아픈 사람은 정몽준 의원인 듯하다. 정 의원은 17대 의원 중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정 의원이 가지고 있는 주식은 현대중공업 주식 821만주로 지분율로는 10.8%. 이 주식의 현시가총액은 대략 4,200억원어치다. “정 의원의 상임위는 교육위이기 때문에 현대중공업 주식은 그의 직무와 관련성이 없다”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회의원의 업무는 포괄적이기 때문에 모든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상임위가 어디에 속해 있는냐에 관계없이 직무 관련성이 문제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 의원 측은 “16대 국회 이후 통외통위와 교육위에서만 활동하고 있고 현대중공업 고문직도 2002년에 사퇴해 경영에는 일체 관여하고 있지 않아 직무 관련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심사위의 판단을 지켜본 후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흥미로운 점은 정 의원의 주변에선 “의원직을 포기하더라도 현대중공업 주식은 포기 못할 것”이라는 말이 있다는 것. 그만큼 그는 현대중공업의 오너자격을 중요시하고 있다. 아마 고위 공직자 주식신탁제로 깊은 시름에 빠질 인물은 단연 정 의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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