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업시장의 트렌드는 고급화, 대형화한 점포의 경쟁력이 점점 높아진다는 데 있다. 게다가 대형 유통업체의 확산과 온라인 시장의 성장 등 산업구조 자체가 선진국형으로 바뀌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목받는 것이 기술에 기반한 서비스 사업. 잘만 하면 관련 분야의 기술력이나 자격증을 갖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업종도 고를 수 있다.

기술에 기반한 창업 아이템 중 대표적인 것이 외형복원, 스팀세차 등 자동차 관련 업종이다.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가 1,300만대를 넘어서고 있어 수요가 풍부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단, 수년 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외형복원, 스팀세차는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별 점포의 수익성이 다소 낮아지는 추세이므로 창업 시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관련 업종 대표적

인테리어 사업을 하던 김상훈(48) 사장은 자동차 시트커버 시공 기술을 익혀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서 천연가죽 시트커버 전문점인 ‘디바인웨어(www.divineware.co.kr)’를 창업, 한 달에 1,000만원이 넘는 순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 사업은 자동차 판매 대리점 및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천연가죽 시트커버를 판매, 시공하는 사업이다. 김 사장은 “자동차 고급화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조가죽 보다는 천연가죽 시트커버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술직이기 때문에 평생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면서, “기존 시중가가 60만원에 달하는 천연가죽 시트커버를 반값인 29만원에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큰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물론 창업하기까지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시트커버 시공 기술을 익히기 위해 4주간의 본사 교육을 받은 것 외에,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매일 저녁 실습장에서 자동차 시트를 떼고 붙이기를 반복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 같아 보여도 자동차마다 분해해야 할 부분이 달라 애를 먹기도 했다. 김 사장은 “기술을 능숙하게 숙지하려면 연습을 많이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손재주도 있어야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내심과 끈기”라고 강조했다. 또 기술직이라고 해서 영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김 사장은 매일 인근 자동차 판매 대리점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홍보 전단을 배포하고 사업 특성을 소개해 효과를 봤다. 요즘은 한 달에 70대 정도를 작업하는데, 이 정도면 직원 1명을 포함 2명이면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마사지 기술로 무점포 창업

‘웰터치(www.welltouch.co.kr)’는 마사지 기술을 익혀 무점포 창업할 수 있는 색다른 아이템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체어마사지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체어마사지란 특수한 형태로 제작된 마사지 의자에 앉아 10~30분 내의 짧은 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특수 의자는 태아의 웅크린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고안됐으며, 목, 어깨, 머리, 팔, 손 부위 등을 마사지 받을 때 가장 편안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이철웅 사장은 “외국 유학 시절 체어마사지의 효과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창업을 결심했다”면서, “옷을 벗지 않고도 의자에 앉아 10~30분간 간단하게 마사지를 받고 빠르게 피로를 푼 후 바로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1분에 1,000원, 10분에 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 없이 마사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인기요인이다. 창업 희망자는 약 1주일 간 본사에서 마사지 기본 교육을 수료한 후 창업이 가능하다. 의자를 가지고 전시회장, 공공장소, 기업휴게실 등을 방문,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 특히 전시회장에서는 내방객들을 위한 색다른 이벤트 서비스로 활용이 가능하다.

컴퓨터 수리ㆍ청소대행업 유망

컴퓨터 수리업도 기술을 익혀 창업할 수 있는 전문직에 속한다. 컴퓨터 보급대수가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A/S 수요도 점점 증가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컴퓨터 수리 전문점을 차리려면 PC정비사 전문 학원에서 수강하거나 컴퓨터 수리업체에 직원으로 취업해 실무를 배우는 방법 등이 있다. 가맹 시 한두달 가량의 교육 과정을 통해 컴퓨터 수리기술을 교습해주는 프랜차이즈도 있다.박상연(32) 사장은 지난해 6월 경기 안산 부곡동 방면에 방문 PC수리 전문점 ‘컴드림(www.3min.co.kr)’을 차렸다. 박씨는 컴퓨터 수리 시장이 전망이 밝다고 보고 관련 회사에 2년여간 근무하면서 창업의 꿈을 키웠다.

여러 가지 브랜드를 비교하다가 고른 컴드림은 본사에서 개발한 수리용 CD를 이용해 3분 내에 빠른 수리가 가능하고, 1회 수리비용도 9,800원으로 저렴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창업 전에는 본사에서 한 달 간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관련 교육을 받았고, 이후 가맹점에 지원을 나가 실제 수리 실습 교육도 병행했다. 초기에는 인지도가 약해 전단지를 배포하고 지역정보지에 광고를 게재하는 등 홍보에 주력했다. 무엇보다 인근 경쟁 점포들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중점을 뒀다. 회원이 컴퓨터를 가져오면 먼지 때문에 오류가 일어나지 않도록 내부를 청소해주고, 고객 눈 앞에서 측정 장비로 컴퓨터 상태를 점검하면서 전문성 있다는 이미지를 쌓은 것. 빠르고 친절하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 현재는 월 700~800만원 가량의 매출에 순이익만도 400~500만원 가까이 올리고 있다.

청소대행업이라고 하면 예전에는 특별한 기술 없이도 창업할 수 있는 업종에 속했다. 하지만 요즘은 전문 장비와 특수 세제를 갖추고 건물 외벽, 터널, 물탱크 및 보일러, 옥외간판, 침대, 계단 등 특정 영역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전문직으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프랜차이즈에 가맹하면 청소 방법과 장비 및 세제 사용법 등을 교육받은 후 창업할 수 있다. 이외 수공예를 익혀 사업화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해 여성이나 주부들에게 특히 인기다. 십자수나 비즈공예 등이 이에 해당한다. 수공예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학원도 있고 기존 수공예 전문점이나 인터넷 동호회, 카페 등을 통해서도 교육을 받거나 다양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숙련도가 쌓이면 특기를 살려 전문점을 창업하거나 온라인 판매 혹은 강습 등으로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흥미와 적성 느낄 수 있어야

기술에 기반한 사업의 장점은 창업자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힘은 들지만 비교적 창업비용이 저렴하고, 땀 흘린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라는 점에 있다. 대신 사업 시작 전부터 기술 및 지식을 확실히 습득하는 등 치밀한 준비작업이 필요하다, 또 단순해 보이는 기술형 사업이라도 적성에 안 맞으면 오래 하기 어려우므로 창업 전에 교육을 통해 흥미와 적성을 느낄 수 있는 분야인가를 점검해봐야 한다.

더불어 기술의 숙련도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리므로 기술 연마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되고, 최신 기술 습득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프랜차이즈에 가맹할 때는 본사 기술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기술 교육을 얼마나 철저하게 잘 해 주는지 등을 반드시 꼼꼼히 확인해야 후회할 일이 없다. 무엇보다 기술력을 인정받고 고객을 늘려가기 위해서는 입소문이 중요하므로 한 번 찾아온 고객은 계속 단골로 유치하겠다는 마음으로 성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 장사 잘되는 가게 스파게티 전문점 ‘돈파스타’밀라노 본토의 맛 직수입 ‘성황’


전종규(50)·이정임(48) 부부는 지난 2000년 5월 분당 서현전철역 부근에 8평짜리 조그마한 파스타 전문점 ‘돈파스타’를 열었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고 관심도 많았던 전 사장은 신세대들이나 먹는 줄 알았던 스파게티 맛을 한번 보고 반해 창업을 결심했다. 그는 창업 전에 스스로 조리법을 공부하기로 하고 이탈리아의 요리학교 문을 두드렸다. 당시 국내 파스타 조리사 중에는 일본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는 “이왕 배우는 것 본토에서 정통의 맛을 배우자”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후 밀라노의 IPCA라는 학교에서 파스타 위주의 이태리 음식 조리법을 5개월간 배웠다. 한국으로 돌아와 집과 가까운 분당에 점포를 알아보다 지금의 점포를 계약하게 됐다.

오픈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요즘이야 파스타가 대중화되면서 관련 식자재 수입업체도 늘어나 필요한 재료를 그때그때 구할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제대로 된 이태리 정통 파스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식자재를 구하기도 어려웠고 가격도 비쌌다. 또 처음에는 아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손님들이 몰렸지만, 3개월이 지나자 그마저 빠져 나가는 것이었다. 심지어 어떤 날은 하루 종일 파스타 한 그릇밖에 팔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전 사장은 의기소침하지 않고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담은 파스타를 꾸준히 만들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메뉴 개발을 위해 노력했다. 이 때 개발한 오징어먹물 스파게티와 새우 페투치네 등은 이제 ‘돈파스타’의 간판 메뉴가 됐을 정도다.

1년 정도가 지나자 차츰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났다. 직접 반죽해 뽑아내는 면과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고 질 좋은 천연재료로 만든 소스 등이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은 손님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근 지역 손님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 전 사장은 “창업 전 확보해 놓은 운영자금을 가지고 메뉴 개발과 맛 유지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 1년이 지난 후 점포 운영이 안정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에는 인근 15평 점포로 확장 이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부는 여전히 조리는 남편이, 서빙은 아내가 맡아 하며 이탈리아 가정집에서 맛볼 수 있는 소박하고 풍부한 파스타 제공에 힘을 쏟고 있다. <문의:031-701-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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