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로또사업자, 국부유출 우려
제2기 로또 수탁사업자 선정에 기존 CJㆍ코오롱ㆍ유진 3파전에 GS의 참가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4파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로또 수탁사업자 선정이 다가오면서 대기업들 간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로또사업권을 둘러싼 4파전 속으로 들어가 본다.


제2기 로또 사업자는 당초 CJ컨소시엄·코오롱컨소시엄·유진그룹컨소시엄 등 3개 컨소시엄이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었다. 하지만 최근 GS컨소시엄도 막판에 입찰제안서를 제출, 예상치 못한 복병의 출현에 기존 대기업들이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까지 비유되던 로또 사업의 뚜껑을 열어보니 사실상 큰돈이 안 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대기업 참여가 낮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부가적 효과노린 꼼수

실제로 국무총리실 산하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 매출은 2조4715억원이지만 시스템사업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고작 3.144%에 해당하는 777억원뿐이었다. 여기에 회사 운영비와 사업 비용, 컨소시엄 배당 등을 빼다 보면 실제로 거머쥐는 현금은 300억~400억원대에 불과하다. 대기업 입장에선 ‘큰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닌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또 수탁사업자 입찰에 대기업들의 참여가 높은 데에는 로또사업을 통한 부가가치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큰돈은 아니더라도 100% 현금 장사인데다 자체 유통 및 영업망을 활용해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안정적 수익이 기대된다는 것.

또한 로또 판매상이나 거액 당첨자 등을 새로운 고객으로 흡수할 수 있는 등 부수 효과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또 향후 중국, 인도, 베트남 등 해외에도 관련 사업을 진출시키는 기회도 생긴다.

여기에 숨겨진 목적도 있다. 이와 관련,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 2기 사업자는 로또 사업으로 인해서 기업 이미지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법규정상 복권위원회는 로또 사업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의 40%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취약 계층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이번 2기 사업부터는 사업자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집행하게 된다는 것. 결국 사업자에 참여하게 되는 대기업은 복권위원회와 함께 이 거액의 기금을 사회 공헌 비용으로 자유롭게 사용하는 권한이 생긴다.


국부유출 논란 속 로또

이러한 매력적인 콩고물에 ‘제2의 로또사업자’를 꿈꾸는 관련업체의 행보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안정적인 매출에 따라 수백억원 대의 수익이 보장돼 ‘대기업-금융계-IT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들의 입찰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 컨소시엄의 경우 모두 크고 작은 외국계 기업을 하나씩 끼고 있어 자칫 대규모 국부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을 주체로한 코오롱컨소시엄의 경우 삼성SDS 외 해외 유명 게임솔루션 기업인 지텍사가 포함돼 연간 수백억원 규모에 이르는 로열티를 제공해야 한다. 이탈리아가 최대주주로 있는 지텍사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유진그룹컨소시엄 또한 LG C&S와 함께 이스라엘 회사인 인트랄롯사가 한 식구로 엮여 있어 분기별로 수억대 로열티를 부담해야 한다. 인도의 지아이텍사를 한 가족으로 맞이한 GS컨소시엄 또한 로열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CJ컨소시엄의 경우 CJ그룹을 선두로 대우정보기술, 티맥스소프트, 윈디플랜 등 유일하게 국내 기업들만 모여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 대표적 소프트웨어 기업인 티맥스소프트가 게임솔루션을 제공한다. 말하자면 국내 기업대 해외 기업의 게임솔루션 기술력 대결 구도를 갖춘 것.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현재 컨소시엄 가운데 CJ만 순수 국산기술로 참여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스라엘, 이탈리아, 인도 등 외국 솔루션 회사들은 높은 로열티를 여러 비용항목에 분산하거나 이중계약으로 위장하기 때문에 막대한 국부유출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들 외국계 기업들은 단순한 로열티만 받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적인 지분투자까지 감행할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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