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고 기록 갱신에 환율까지 급등…앞으로가 더 걱정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일요서울은 뉴스 키워드를 통해 한 주 이슈를 점검하는 ‘生生 키워드 쏙! 생활경제’ 코너를 진행한다. 최신 IT트렌트부터 시사성 있는 생활경제까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이에 대한 해법도 함께 알아 볼 예정이다. 이번 호는 기름값에 대해 알아본다.

 

1700원대 코 앞… 3년 10개월 만에 최고가
물가에 놀란 정부 뒤늦게 기름값 관리 강화

 

최근 차량 기름값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화창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족과 함께 자동차를 몰고 여행을 떠나기 겁난다는 하소연이 운전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온다.


한 화물차 운전자는 “최근 물량이 없어 힘든데 기름값까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기름값이 언제쯤 하락할지 기다리는 것도 지친다”고 하소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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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9월 넷째 주 전국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평균 9.3원 상승한 1650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도 전주보다 ℓ당 19.8원 오른 1439원으로 나타났다.


기름값은 2014년 12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이 1700원대를 눈앞에 두는 등 당분간 국내유가의 강보합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나들이도 발목 잡는 기름값

같은 지역 내에서도 주유소마다 큰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인근 한 주요소는 ℓ당 1616원에 판매하고 있는 반면, 또 다른 주유소에는 1898원에 팔고 있다. 같은 지역임에도 ℓ당 282원이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인터넷 검색으로 싼 주유소를 찾거나 비교적 값이 저렴한 셀프주유소를 선호하고 있다.


이날 휘발유를 ℓ당 1607원에 파는 또 다른 주유소를 찾은 A씨는 “기름값이 너무 올라 부담이 되고 있다”며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서오릉 지역으로 와 기름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주유소를 찾은 B씨는 “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터넷을 검색해서 싼 곳으로 가거나 셀프주유소를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주유소 업주들도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자 앞다퉈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한 업주는 “무조건 싸다고 찾는 사람도 있지만 이에 앞서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기름 성분에 문제가 없는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이어 “원유가 상승으로 인해 기름값을 올려야 할 경우 프로모션 또는 행사상품 제공 등으로 소비자들의 이용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기름값의 상승 원인는 무엇일까. 석유공사 측은 “국제유가는 감산 참여국들의 추가 증산 합의 불발 및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며 “국제유가가 6주 연속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제품 가격도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이 이어진 것으로 유가는 지난해 상반기 배럴당 45~50달러 수준을 유지하다가, 최근에는 80달러 가까이 치솟았다.
원유의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미국의 제재로 이란의 석유수출이 다음 달부터 제한될 예정이어서 공급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소비자물가는 5개월 후 0.15% 뛴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내년까지 70달러 수준의 유가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과 OPEC가 증산에 나서지 않을 경우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고유가에 대비한 원유비축계획을 세울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가격 정보공개 해 경쟁력 촉진

정부는 이에 따라 석유류 관련 물가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0차 물가관계차관회의 및 제9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경각심을 가지고 물가 관리 노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 차관은 “석유류의 경우에는 국제 유가 동향 및 리스크 요인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가격 안정화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알뜰주유소에 대한 시설개선비용 지원 등을 통해 알뜰주유소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가격 정보를 공개해 경쟁을 촉진하는 등 구조적인 대응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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