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송송구멍탁’ 아시나요? 전원책 쇄신론 ‘힘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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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유튜브 판 강적들’로 불리는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이 독자와 시청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월 첫 방송을 시작한 ‘주간 박종진’은 매회 뜨거운 이슈들을 다양한 패널들과 함께 쉽게 설명해 주는 등 정보 전달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4회에는 박종진 MC 외에 황태순 정치평론가, 이봉규 시사평론가가 참석해 가짜뉴스, 다스 관련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 전원책 변호사의 인적쇄신 등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선진국 정치’ 박종진 “코믹하고 재미있다”
이봉규 “다스가 이명박 거냐 아니냐가 왜 중요한가”

 

박종진·황태순·이봉규 세 사람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방송환경 트렌드의 변화에 대해 얘기했다. 

먼저 황태순 평론가는 “지상파 중심에서 종편으로, 종편에서 더 다양한 채널 (즉) 1인 유튜브 채널이 그야말로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박종진 MC를 가리키며 “1:1 대담 프로그램의 창시자”라며 “채널A ‘쾌도난마’처럼 부드럽게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MC는 “(당시는) 생방송이 없었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또 황태순 평론가는 박 MC에게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며 “(박 MC가) ‘주간 박종진’을 통해 또 다른 2막3장을 열려 하다 보니 출연하게 됐다”며 출연 동기를 말했다.

 

박종진 MC
“우리나라는 정치 후진국”

 

이날 방송에서는 본격적인 주제 토론에 앞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그중 황태순 평론가의 일명 ‘정치학개론’은 청취자들의 귀에 쏙쏙 들어갈 정도였다.

박종진 MC는 방송 중 선진국 정치에 대해 “정치가 약간 좀 코믹하고 재미있다”라고 설명하며 며 “(‘주간 박종진’ 도전이) 정치를 재미있게 해서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황태순 평론가는 “정치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국민들이 많으면 정치 선진국”이라며 “그런데 정치가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고 정치를 보면서 국민들이 걱정하면 정치 후진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 MC는 “우리나라는 아직 후진국이다”라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황태순 정치평론가

황태순 평론가
“가짜뉴스 예전부터 있었다”

 

한편 박 MC와 황 평론가의 대화를 지켜보던 이봉규 평론가는 1:1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대화를 하는 모습이 종편스타일임을 지적하며 “종편의 때를 빨리 벗고 유튜브 세상으로 와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종진 MC는 가짜뉴스를 거론하면서 “지금 유튜브도 약간 위기가 있다”라며 그 이유로 “가짜뉴스라고 해서 정부가 나서서 제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가짜뉴스는 예전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박 MC가 나꼼수 등을 예로 들자 황 평론가는 “가장 큰 가짜뉴스는 2008년 광우병 소동 때다”라며 “그때는 지상파까지 앞장서서 ‘뇌송송구멍탁’이라고 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먹으면 머리에 뇌가 송송 구멍이 송송 뚫린다”는 말들이 전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평론가는 “2016년 최순실게이트 터졌을 때 기억나나?”라며 “모 국회의원 중진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굿을 했다’ ‘밀회를 했다’ 그런 말을 현직 국회의원들이 마치 사실인 양, 심지어 ‘정유라가 독일로 빼돌린 돈이 10조 원에 가깝다’ 그런 이야기들을 지상파, 종편, 언론 (등에서) 무분별하게 확대 재생산했다”고 말했다.

황 평론가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검찰이 8개 월간에 걸쳐서 그 당시 세월호 7시간을 탈탈 털었다”며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 나온 결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 4월 16일 7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가 정답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굿을 했다’ ‘열애를 했다’ (이런 말들이) 다 거짓말이었던 거다. 그렇게 가짜뉴스가 창궐할 때는 가만히 있었던 사람들이 (최근 들어) 유튜브 등이 활성화되면서 강하게 정부를 비판하는 세력이 생기니까 입에 재갈을 물리는 거다”라며 정부의 가짜뉴스 제재 방침을 비판했다.

황 평론가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우리 헌법에 보장돼 있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 말의 자유, 사상의 자유 등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가짜뉴스로 음해하고 명예훼손하면 형법에 의해 고소고발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던 박 MC도 “우리나라는 형법이 살아있다. 굳이 다른 걸 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평론가도 “정부에서 왜 언론,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나. 만약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처벌하면 된다”며 “비판은 허위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박 MC는 “가짜뉴스 진짜뉴스는 지금은 모른다. 세월이 지나야 안다.”며 가짜뉴스 판정 기준의 애매모호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범정부 ‘가짜뉴스’ 대응 방안은 오는 12월 발표될 예정이다. 7개 부처를 대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놓을 가짜뉴스 대응책은 민간 자율기구를 중심으로 자율규제를 강화해 나가는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가 직접 나서 가짜뉴스를 판별하면 헌법상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지난 11일 국정감사 주요업무 보고를 통해 가짜뉴스 자율규제 기반조성 정책 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가짜뉴스 확산 방지는 인터넷 상 표현의 자유 신장과 역기능 대응 강화 방안의 하나로 마련됐다. 

방통위의 보고 내용을 보면 언론계·학계·연구기관 등을 중심으로 민간 팩트체크 기능 활성화를 위한 자율규제 기반을 조성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방통위는 올해 들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와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서울대 팩트체크 결과를 네이버 뉴스홈에 공유해 왔다. 올해 9월말까지 8만8000명을 대상으로 올바른 인터넷 이용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연내 가짜뉴스 자율 규제 기반을 조성해 허위조작정보를 근절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소유권 논란과 관련된 토론에서는 검찰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종진 MC
박종진 MC

‘권력의 시녀’ 검찰
“이번 기회에 반성하라”

이봉규 평론가는 “다스가 이명박(전 대통령) 거냐 아니냐가 왜 중요한가”라고 물으며 “그때의 검찰은 비겁했고 지금 검찰은 옳다”라는 시각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평론가는 “그때의 검찰도 비겁했고 지금 검찰도 비겁했다”며 정권마다 변하는 검찰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했다.

박종진 MC도 “검찰이 더 이상 권력의 시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번 기회에 반성하자”고 말했다. 다스 소유권 관련 검찰이 정권에 따라 다른 수사결과를 내놓는 데 대한 비판이었다.

하지만 황태순 평론가는 “다스가 MB거냐”라고 물으며 “2심, 3심이 남았으니 두고 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지난 5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에 대해 징역 15년, 벌금 130억 원, 추징금 약 82억 원을 선고했다. 11년간 부인해 온 다스(DAS) 소유 의혹도 법정서 사실로 인정됐다.

검찰은 지난달 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20년, 벌금 150억 원, 추징금 약 111억 원을 구형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받는 17개 혐의 중 7개에 대해 유죄 또는 일부유죄를 선고했다. 이 중 주요 혐의인 다스 비자금 조성(특경법상 횡령), 다스 소송비 삼성전자 대납(특가법상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2007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대선 경선 때부터 제기돼 온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자이고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양형의견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은 물론 사회 전반에 불신과 실망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이봉규 평론가
이봉규 평론가

전원책 임명
“하청 받은 사람이 재하청”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 전원책 변호사의 쇄신론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다. 

박종진 MC는 “전원책 변호사가 정말 칼을 뺐으면 ‘나는 정치 안 한다’고 선언을 했으면 좋았을 거다”라며 “그랬다면 전 변호사에게 모든 힘이 갔을 거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박 MC는 결국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에 황태순 평론가는 “전원책 변호사가 99%를 얘기했든 100%를 얘기했든 아무 의미가 없다”며 “김병준 위원장도 본인은 절대 출마 안 한다고 했음에도 힘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원책 변호사 영입은) 당 통합·인적 청산 등을 못 이뤘기 때문에 1차 아웃소싱 받았던 깁병준 위원장이 2차 아웃소싱 준 거다”라며 “하청 받은 사람이 재하청 준 거다”라고 일갈했다. 이봉규 평론가는 재하청에 대해 ‘2차 벤더’라고 표현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지난 11일 차기 당협위원장을 선발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 전원책·전주혜·이진곤·강성주 씨 등을 외부 위원으로 임명하는 안을 최종 의결했다. 

조강특위 위원은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 등 총 7인으로 구성된다. 당헌당규상 김용태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고 김성원 조직부총장, 김석기 전략기획부총장이 당연직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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