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원님’덕에 나발분다,

‘철강업계 호황’때문인가, 아니면 자회사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일까. 포스코 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올초 “포스코의 주가가 저평가 되고 있다.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해선 주가 수준이 50만원이상 돼야 한다”며 그룹 최고 경영진들이 엄살(?)을 피우던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이같은 포스코의 주가상승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제 철강가격의 상승 등 호재에다 포스코건설 상장에 따른 기대 심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로서는 ‘원님 덕(포스코건설 상장)에 나발 분’격이 된 셈이다.


1년전 만해도 포스코의 주가는 23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7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올초 이구택 회장 등 포스코 최고경영진은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포스코의 주가가 50만원선을 돼야 한다”며 엄살을 피웠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 직원들은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주가 1주 더 갖기 운동’을 펼치는 등 수선을 떨기도 했다.


1년새 주가 3배 껑충

이후 포스코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들어 철강업계의 호재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연일 상승,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증권업계에서는 포스코의 목표주가를 70만~80만원대로 제시하며, 아직도 가격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포스코 주가 상승 이유로 ‘지난 8월 중순이후 중국 철강 유통가격의 회복세’, ‘최근 OECD 경기선행지수 추이와 예상보다 강한 국제 철광석가격 추이로 보아 점차 재상승할 수 있다는 가능성’, 그리고 ‘이에 따른 수출가격의 상승과 함께 자국내 제품단가(포스코의 경우 후판을 비롯한 열연 및 냉연제품가격)도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호재에다 ‘포스코건설 상장 기대심리’까지 겹치면서, 포스코의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포스코의 자회사인 포스코건설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증권거래소 상장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8월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기업이익을 주주와 나누고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위해 주식 상장을 통한 기업공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으고, ‘상장계획에 대한 일정’, ‘주식발행 규모’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또 이사회는 우선 내년 상반기 중 주식을 상장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포스코건설은 주식 상장을 가정한 추가 등재 등 제반 준비사항을 내년 초까지 면밀히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건설이 상장되면 포스코 산하 18개 계열사중 포항강판·포스데이타·포스렉·삼정P&A에 이어 5번째 상장사가 된다. 이에 ‘포스코건설 상장’으로 인해 ‘대주주인 포스코가 얼마나 이득을 챙길 수 있을 것인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현재 자본금 1500억원 규모로, 포스코 90.94%, 포항공대 2.40%, 우리사주 5.19%, 소액주주 1.47%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건설 상장시 4500억원의 매각차익이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 4500억 차익

우리투자증권은 “포스코가 보유한 포스코건설의 장부 가치는 6월말 기준 4847억원으로, 최근 3개월 평균 84580원인 장외가격으로 환산하면 1조8천억원의 가치증가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또 “상장요건 충족과 상장 후 과반수 이상의 지분 보유 등을 위해 포스코는 30~40%의 지분매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30%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상장시 4500억원 가량의 매각차익을 기록할 것”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증권가의 분석으로 인해 포스코의 주가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적대적 M&A로 인해 밤잠을 못잔다던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최근 주가상승으로 발 뻗고 자게 됐다. 원님(포스코건설 상장)덕에 이 회장이 한숨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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