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각 이상열풍 내막

올 들어 주식시장이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자기회사주식을 대거 처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처럼 자사주 처분이 증가하는 이유는 최근 활황인 주식시장에서 자사주를 우호 지분 형태로 맞교환하거나 주식을 매각해 경영권 안정을 하기 위해서다. 또 자사주의 경우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낮은 금액에 주식을 매매했다가 고가였을때 매각해 차액을 챙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자사주 매각은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경영권 안정을 꾀하거나 주가 차액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최근에 부쩍 늘어난 자사주 매각. 어떤 기업이 얼마나 많은 자사주를 매각해 일석이조 경영의 꾀를 발휘했는지 그 명단을 밝혀본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유가증권 시장과 상장기업의 자사주 처분금액이 1조 1339억원으로 전년 동기 65.72%가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신탁계약해지금액은 6158억원으로 354.48% 증가했다.


자사주 매각 65% 급증
100억대 기업도 상당수


또한 1000억원대 자사주를 처분한 기업은 POSCO, KT&G, KCC 등 3곳이며, 100억원대 자사주를 매각한 기업도 부광약국, 고려아연, 등 16곳이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자사주 87만 2000주를 주당 39만 4000원에 일괄 매각했다.

끊임없이 적대적 M&A설에 휘말렸기에 경영권 안정강화의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현대중공업과 상호지분 교환으로 자사주 1%를 현대 미포조선에 넘기는 조건으로 현대 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보유 지분 1.9%를 사들였다.

현재 4월말 40만원대였던 주식은 10월 들어서 60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또 KT&G도 자사주 300만주를 신한은행에 매각하면서 신한금융지주 지분 350만주를 사들었다.

지난해 칼 아이칸에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프랭클린 뮤푸얼에게 제2의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프랭클린 뮤추얼이 지난 7월 2일 KT&G 주식 10만7660주(0.07%)를 추가 매수해 지분율을 10.34%에서 10.41%로 높였기 때문이다.

또한 주식의 매수과정에서 공공연하게 ‘회사 또는 그 임원에 대해 영향력 행사’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포스코는 안정적인 경영권 강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투자재원의 확보를 위해 자사주를 매각하는 경우도 있다.

부광약품의 경우 지난 6월 우리은행에 신탁했던 보통주 84만 8000주를 234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전채발행주식 2575만주의 3.29%의 규모다.

부광약품은 이 대금을 시설투자와 재원확보를 위해 전량매각한다고 밝히면서 은행, 투신사에 골고루 매각했다.

이에 부광약품은 자사주 매각으로 안산공장 옆 공터에 새로운 공장을 짓기 위해 필요한 400억원의 대금 중 23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각한 일양약품도 연구개발(R&D)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자사주를 매각했다.

이에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39.43%에서 36.78%로 감소했으나 자사주 매각을 통해 4배 이상 수익을 올렸다.

KCC도 자사주 5%(1403억원)를 현대중공업 그룹계열사에 매각했다.

그러나 KCC는 자사주 5%를 매각에 대해 신규 사업인 실리콘 사업부문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사주 매각 배경에 관심
개미 투자자들 혼란 빠져


하지만 현대건설 인수참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실리콘 사업부분에 투자자금의 절반이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중공업의 KCC 지분율이 11.4%로 높아짐에 따라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양사의 전략적 제휴가 강화에 대한 초석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처럼 경영권 강화 혹은 투자재원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자사주 매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주식매각 배경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사주매각 뒷면에는 널뛰기처럼 주식변동이 생기기 때문이다.

개미 투자자들은 자사주 매각을 통해 기업의 현재 상황, 앞으로 투자처 등의 다양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한편 자사주신탁계약 해지를 한곳을 보면 S-Oil이 3400억원, KT&G 741억원, 대상 홀딩스 299억 8700만원, KCC (285억원) 동부하이텍 (160억원)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사주 직접처분액이 많은 곳은 현대자동차 (1182억원), 웅진코웨이 (856억원), 동아제약 (700억), SK(63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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