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수상’의 가벼움

SK텔레콤이 지난 2일 한국윤리경영학회가 선정한 ‘2007년도 하반기 기업윤리대상’에서 대기업부문 ‘기업윤리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8회째를 맞는 ‘기업윤리대상’은 각 대학의 경영학과 교수진으로 구성된 한국윤리경영학회가 윤리경영 추진으로 높은 성과를 보인 기업을 선별해 시상하는 자리다. 하지만 이번 시상식의 선정배경을 놓고 중소기업의 기술표절 의혹과 고객정보유출, 자사의 망 불량으로 고객들의 불만을 받아온 회사에 상을 주는 게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수상자격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SK텔레콤에 의해 빚어진 그동안의 의혹과 사건들을 재조명해 보고 중소기업들의 주장과 항변을 담아 봤다.


한국윤리경영학회는 금년도 수상 기업으로 SK텔레콤을 선정한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은 근거를 들었다. 이동통신 대표기업으로 대한민국 모바일 라이프 선도, 이사회중심의 기업지배구조 확립, 중소기업과의 모범적인 상생경영 활동,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정부의 사회복지 정책의 바람직한 결합 모델 제시 등 모범적인 윤리경영 성과를 거둔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또 2004년에는 담당조직을 신설하고 회사의 윤리규범을 전면 개편했으며, 윤리상담센터를 구축하는 등 윤리경영의 실천에도 모범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고객정보관리에 소홀했던 점들이 들어나고 중소기업 기술 유출의혹, 서비스품질의 고객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
어 윤리경영학회가 제시한 근거에 대한 신빙성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언론보도 내용 철저히 무시

지난 7월 7일 철저히 관리해야 할 소중한 고객정보가 담긴 2t 트럭 분량의 문서가 부산의 한 고물상에 14만원에 폐지로 판매해 네티즌과 시민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통신 서비스제공자(이동통신사)는 이용자 개인정보의 분실, 도난, 노출, 변조 등을 못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결국 SK텔레콤 측은 정보통신부로부터 과태료처분을 받았다.

이후 지난 1일 고객정보 보호를 위해 앞으로 고객이 직접 작성한 신청서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대신, 회사는 신청서 이미지만 보관하는 ‘고객정보 전자보안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며 철저한 고객정보관리를 대대적으로 언론에 알렸다.

또 기술제휴 과정에서 중소업체가 개발한 문자 포스팅인 토시(tossi) 서비스가 표절됐다는 의혹을 받았고, 지난 2005년에는 무선인터넷 인공지능 서비스 1㎜도 중소기업 이즈 메이커(주)의 ‘심심이’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산 바 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8월 본지 보도를 통해 ‘SKT 중소기업 기술 표절 논란’이란 제목으로 보도된 바 있다. 이렇듯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대한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진상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상이 이뤄져 적절치 않은 처사라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또한 SK텔레콤을 쓰는 고객들의 불만도 끊이지 않고 있다. 통화품질 불량에서 대리점 불만사항 등 요금과 서비스관련 불만 사항이 연일 폭주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회사관련 사건과 의혹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상한 계기를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SK텔레콤 홍보팀 담당 매니저는 “우리는 평가를 받았을 뿐 평가를 한 주최가 아니다. 우리에게 질문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본지가 거론한 의문과 질문과 관련해서는 말도 안 된다며 언론을 통해 보도된 고객 유출에 대해서도 증거를 제시라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기술유출 의혹과 관련해서는 “2005년은 아주 오래된 이야기니 나중에 이야기 하자. 토시 프로그램 표절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냐?” 며 “토시는 아주 보편화된 기술이다. 우리가 침해를 했다면 특허청을 통하거나 적합한 절차를 거쳐라. 우리가 정말 표절했다면 법이 지배하는 이 사회에서 권리를 보장 받아라. 그동안 주장한 중소기업 측의 말들이 비논리적이
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불량 근거 뭐냐”

또 이와 관련해 고객정보가 유출될 위험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강한 부정과 불쾌감을 나타냈다.

“무슨 유출 말이냐? 얘기를 하려면 공식적으로 말해라. 휴대폰을 바꿨다고 스펨문자가 늘어날 일이 없다. 고객정보가 유출됐다고 말 할 거면 증거를 갖고 이야기해라. 사실 확인이 안 된 의혹에 대해 답변 안하면 되느냐?”

이어 그는 “토시에 대해 당시 언론을 통해 충분히 답변을 했다. 증거가 없다면 더 이상 논하지 마라”며 의혹에 대한 답변을 회피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에 오른 고객들의 품질 관련 불만에 대해선 나쁘게 이야기하면 사실과 관계없는 것들이 돌아다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SK텔레콤 애물단지 3G로 고객 우롱하나?’란 본지 기사를 통해 불만고객이 본인의 사진과 본명까지 밝힌 사례를 이야기했지만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사람은 그렇게 하라고 해라. 무슨 근거로 SK텔레콤의 통신망을 불량이라 말하는가” 라며 전혀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여 취재를 어렵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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