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감독, 11년 만에 한화 가을야구 진출시켜
장정석 감독 "1차전 선발 해커에게 큰 기대"

18일 오후 대전 중구 대흥동 모임공간국보 미디어데이에서 한화이글스 한용덕 감독과 넥센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18일 오후 대전 중구 대흥동 모임공간국보 미디어데이에서 한화이글스 한용덕 감독과 넥센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18일 대전 중구 모임공간국보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한 감독과 장 감독에게 '서로에게 궁금한 것을 질문해달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장 감독은 "2, 3차전 선발투수 좀 알려주세요"라고 물었다. 시즌 중 숨기는 것이 많지 않은 한 감독이었지만, "먼저 알려주시면 저도 얘기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반대로 질문을 해달라는 말에 한 감독은 조금이라도 정보가 샐세라 "우리 팀 신경 쓰느라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어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장 감독은 한현희의 보직을 알려달라는 말에 정보를 조금 공개해야만 했다. "최원태가 시즌을 마감한 상황에서 세 번째 선발투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고민한 결과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현희를 선발투수로 기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 감독에게도 다시 2, 3차전 선발투수를 공개해달라는 요청이 나왔다. 그러나 한 감독은 "한현희가 몇 차전에 등판하는지 말씀 안 하셨잖아요. 우리도 김성훈, 김민우, 장민재 등 후보가 많아요"라며 말을 아꼈다.


한 감독과 장 감독은 사령탑으로는 올해 처음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경험한다.


두산 베어스에서 수석코치로 2015~2017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한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 지휘봉을 잡아 한화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끌었다.  


지난 시즌부터 넥센을 이끈 장 감독은 16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10-6으로 꺾고 포스트시즌 첫 승을 따냈다.


한 감독은 "한화는 144경기 모두 도전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시즌을 시작했다. 도전을 해 좋은 결과가 나왔고, 가을야구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장 감독은 "쉽지 않은 과정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 온 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이겠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 경기가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었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한 감독은 한화에 11년 만에 가을야구 티켓을 안겼다. "너무 오랫동안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나뿐 아니라 선수들도 가을야구를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이런 마음으로 하나가 돼 온 것 같다"고 전했다.
 

정규시즌 막판 다소 나태한 태도를 보인 송광민을 2군에 내렸다가 1군으로 불러올린 한 감독은 "잡음이 있었는데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지듯 좋은 모습으로 팀에 하나가 됐다. 송광민이 없는 동안 다른 선수들이 잘해줬음에도 3번 타순에 아쉬움이 있었다"며 "송광민이 돌아와 3번이 꽉 채워진 느낌"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장 감독도 구단주가 법정에 서고, 주요 선수들이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켜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어 감회가 남다를 터다. 


장 감독은 "내가 어쩔 수 없는 일들도 많았는데 그 때마다 이택근, 김민성 등 중고참급 선수들이 어린 선수 위주로 된 팀을 잘 이끌어줬다. 그런 것이 원동력이 돼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감독과 장 감독은 나란히 한화의 중간계투진을 이번 시리즈의 열쇠로 꼽았다. 한화는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4.28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한화는 지켜야 하고, 넥센은 무너뜨려야 한다.


장 감독은 1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한 에릭 해커에 큰 기대를 걸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넥센으로서는 첫 판 결과가 시리즈 전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장 감독은 "1차전 선발 싸움이 중요하다고 본다. 해커가 좋은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 해커가 좋은 흐름을 가지고 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친 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에 해커를 지목하기도 했다. 


한화와 넥센은 정규시즌에서 8승 8패로 팽팽히 맞섰다. 한 감독은 "박빙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장 감독도 호각세를 예상했다.


한화는 장기전을 각오한 모양새다. "준플레이오프가 몇 차전까지 가겠느냐"는 질문에 한 감독은 다섯 손가락을 모두 폈다. 장 감독은 4차전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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