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 포스코-GS-한화-현대중공업 ‘4파전’

포스코와 GS, 현대중공업, 한화가 산업은행에 대우조선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것으로 지난달 27일 오후 알려졌다. 산업은행 본점 입구 안내판에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M&A실이 보이고 있다.

인수·합병(M&A) 시장의 대형 매물로 주목받아온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이 참여해 4파전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주식매각안내서를 받아갔던 성동조선해양이나,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던 삼성중공업, STX는 불참했다. 자산규모 10조가 넘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재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만큼 참가 기업마다 사활을 걸고 있다. 과연 누가 대우조선의 주인이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M&A전쟁이 시작됐다.

올해 인수합병(M&A) 최대 매물인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의향서 제출이 27일 마무리가 됐다. 이번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등은 모두 강력한 인수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박빙의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포스코(이구택 회장)는 대우조선해양을 성공적으로 인수해 한국 조선해양산업의 경쟁력을 배가시키고 세계 초일류 철강·조선산업 그룹으로 도약시켜 나가겠다는 출사표를 밝혔다.


포스코 철강·조선산업 기업 도약 추진

이를 통해 창립 50주년이 되는 2018년에 철강부문 70조원, 비철강부문 30조원 등 연결기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 인수경쟁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컨소시엄을 어떻게 짜느냐에 달려있다. 포스코는 SK해운, 대한해운,SK에너지 등 순수 국내 자본을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포스코는 인수금융 파트너로 신한금융을 확정했다. 현재 사내유보금이 22조원에 이를 만큼 재무 상태가 좋아 자금 동원 능력이 뛰어나다.


한화그룹 향후 그룹 대표 회사로 키울 계획

한화그룹(김승연 회장)은 대우조선을 향후 그룹을 대표하는 성장 동력을 갖춘 최고 회사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대우조선과의 형식적 시너지를 넘어서 그룹 계열사와 사업 연관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화학적 시너지' 전략을 앞세워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그리스 명예 총영사라는 점을 적극 활용해 그리스 해운 기업을 투자자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스가 세계 최대 선박 발주국인 만큼 대우조선이 향후 선박을 수주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GS그룹 플런트·에너지 개발 기업 성장 청사진

GS그룹(허창수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 GS건설과 GS칼텍스 등 계열기업과 연계한 플런트, 자원에너지 개발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청사진을 밝혔다.

GS는 우량한 재무구조 및 높은 신용등급에 기반한 충분한 자금여력을 지니고 있다. GS는 인재중시의 경영철학, 높은 도덕성과 윤리경영 등의 경쟁력으로 인수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GS는 대우조선해양인수를 위해 대우조선의 주요고객인 해외메이저 정유사인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 중동계 에너지 기업과 국내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를 맺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LNG선 및 해양부분 경쟁력 강화

현대중공업(대표 최길선)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상대적으로 현대중공업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액화천연가스(LNG)선 및 해양 부문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단순 정보열람 수준의 탐색전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전략적 파트너로 계열회사인 현대미포조선, 삼호중공업 등을 내세우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28일자 투쟁속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동종업계가 인수전에 참여함으로써 또 다른 동종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전에 참여하는 길을 터줬다"며 "동종업계가 인수전에 참여할 경우 정보 유출이 우려되고 내부 자료가 모두 공개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 노조가 현대중공업의 참여에 대해 강하게 인수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어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새 주인 어떻게 선정되나?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인수의향서 제출 기업들의 투자 적격성을 확인한 후, 9월 초 예비입찰을 받을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예비입찰자에 대한 심사를 거쳐 10월 초 본 입찰을 실시한다. 이때 입찰자들이 적어낸 가격과 경영계획 등을 심사, 사실상의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인 우선협상 대상자는 10월 중순 선정될 예정이다. 매각 계약 체결은 올해 안에 끝날 전망이다.

인수희망 기업들의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자금은 국내 인수·합병 중 신기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의 국내 대형 인수·합병은 LG카드(7조2000억원), 대우건설(6조5000억원), 진로(3조4000억원) 등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주당 3만5000원 선이어서 매각 지분(50.4%) 가치가 3조4000억원에 달한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질 경우 인수에 필요한 금액은 7조∼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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