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코리아’ 신화창조 주역


‘MB노믹스’가 최근 국내 포털 사이트 사전 콘텐츠에 등록됐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스펠링을 따서 대통령 선거공약 중에 제일 우선시 했던 경제 살리기를 모티브로 한 경제 정책을 말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선인 취임 이후 5년간 MB노믹스는 우리나라의 정책 기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수위원회의 사전 작업 등을 통해 당선인 취임 전부터 MB노믹스는 구체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MB노믹스의 요지와 브레인 역할을 할 인물들을 해부했다.

이명박 당선인이 내놓은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들을 보면 MB노믹스의 주축은 역대 정부 중 경쟁 촉진형 시장경제를 표방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를 최소화하고 세금을 줄여 경제 주체들의 시장 내 경쟁을 통해 저성장과 양극화 등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경쟁에 취약한 주체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지원한다는 복안도 내놓고 있다.


이념 거품 벗은 실용주의

MB노믹스는 최근 정치권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진보정당들이 이념적 색깔을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은 새로운 바람의 대목이다.

유권자들이 대선 과정에서 이념적 논쟁보다 경제에 대한 실용주의 정부 기대 심리를 직접적으로 들어냈기 때문이다.

특히 총선이 다가오면서 국회의원 자릿수를 만들어내야 하는 정당 입장에서는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이념적 논쟁에 대한 염증을 해결해 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점도 진보정당의 행보를 바쁘게 하고 있다.


핵심 브레인은 누구인가?

MB노믹스의 기조는 이명박 당선인의 당선 이후 첫 행보가 기업인들과의 만남이었던 점과 이후 이어진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 안에서부터 잘 나타났다. 기업들의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 활성화, 일자리 창출과 조직 개편 및 공무원수의 감축을 통해 20조원 가량 예산을 절약, 정부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이명박 당선인은 지난해 말 전경련 회관에서 가진 재계 총수들과의 자리에서 “비즈니스 프렌들리”라고 언급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조건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 의무를 기업들에게 요청한 것이다.

서민경제 부문에서도 유류세와 휴대전화 요금 절감 방안 등을 놓고 여러 가지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

MB노믹스는 브레인은 5인방으로 압축할 수 있다. 사공일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곽승준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 위원, 강만수 경제1분과 간사, 윤진식 전 산자부 장관,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 등이다.

우선 사공일 위원장을 경제 인사로 꼽을 수 있다. 사 위원장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박사학위 취득과 뉴욕대 교수를 역임한 배경을 갖고 있다.

1970년대 귀국한 후 한국개발연구원 재정금융실장, 부원장 등을 지냈다. 전두환, 노태우 정부시절에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과 재무부 장관 등의 실세 경력의 소유자다. 한국 경제 현대화 과정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인 셈이다.

사 위원장이 원로급 인사라는 점에서 인수위원회에서 기획조정분과위원인 곽승준 고려대 교수는 이명박 당선인의 실질적인 브레인으로 지목을 받고 있다. 당선인의 첫 번째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가 그의 머리를 거쳤기 때문이다.

또 대선 과정에서도 선대위의 정책기획팀장을 맡아 공약 개발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미국 밴더빌트대 출신이며 환경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1990년대 중반부터 고려대 교수를 지내고 있다. 곽 교수가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부터 이명박호에 탑승했지만 당선인의 대부분의 정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점은 그의 능력과 신임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강만수 경제1분과 간사도 MB 경제 브레인 중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강만수 간사는 당선인의 서울시장 재직 당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역임하면서 MB노믹스의 기반을 만들었다. 기업규제 완화 등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서는 등 이 당선인의 경제이념을 떠받치고 있다.

유우익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도 핵심 두뇌로 꼽히고 있다. 유 교수는 인수위원회에서 직함을 가지지 못했지만 최근 대통령실장으로 내정되는 등 이명박 정부의 최고 경제실세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총선 출마가 유력한 윤진식 전 산자부 장관과 황영기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백용호 경제분과 위원 등도 MB 브레인으로 차기 정부에서 요직에 오를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MB노믹스의 가장 큰 장점은 행동으로 옮겨줄 굵직한 경제주체가 있다는 점이다. 이 당선인의 혼맥과 대기업 CEO 재직 당시의 직간접적인 우호적인 세력들이다.


든든한 혼맥과 학연

우선 이 당선인은 한국타어어 대표와 사돈관계다.

친형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은 LG가와 사돈관계다. 이 부의장의 장녀의 남편은 구본천 LG벤처투자 대표다. 구 대표의 부친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이 당선인은 효성과도 인연을 맺고 있다. 조석래 효성 회장과 사돈관계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사위다. 조 부사장은 조석래 효성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아들이다.

고대 출신 전문 경영인들도 MB노믹스를 시장에서 실천할 인물들이라는 것이 경제계 주변의 시각이다.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은 이 당선인과 고대 동기동창이다. 식사 자리를 자주 가질 정도로 막역한 사이라는 것이 주변의 설명이다. 천 회장 이외에도 고대 출신 대기업 CEO는 많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정몽진 KCC회장,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은 범 현대가라는 인연과 함께 같은 대학 출신들이다. GS가의 허창수 회장과 허진수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고대 출신으로 국내 경제계를 이끌고 있는 대기업 오너들이다.

효성 등 재계 일부에서는 당선인과의 관계에 거리를 두고 있지만 대부분의 재벌들이 올해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투자 규모를 대대적으로 늘렸다.

이는 재계가 이 당선인의 경제 정책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때문에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의 투자 활성화 움직임이 차기 정부 출범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출발 전부터 머리 아픈 안팎 사정

그러나 일부에서는 MB노믹스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도 나오고 있다. 세계경제의 침체가 달리는 MB노믹스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와 인도, 브라질 등 브릭스로 불리는 신흥 경제국가들의 주식시장도 폭락을 보이고 있고 중국도 은행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리스크에 본격적으로 노출되면서 힘을 잃고 추락 중이기 때문이다.

미국 발 악재가 국내 주식시장의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원자재의 급등 등이 물가 정책에 좋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선인이 서민 생활비 절감을 공약한 만큼 정부 출범부터 요동치는 물가를 잡기 위한 딜레마에 빠질 우려가 있다. 민간 기업 경영활동에 대한 자율성 침해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특히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계획을 두고 논쟁이 끊이지 않는 점은 MB노믹스 사단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서울대 일부 교수들이 대운하 건설에 반대 의사를 밝히는 등 토론회 등 단체행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등 정치권에서도 민자 유치를 통한 대운하 건설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직접적인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때문에 경제계 일부에서는 MB노믹스를 둘러싼 논란에 따른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실적인 실천 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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