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우편배달용 이륜차 중 1만 대…초소형 전기차로 교체

최근 친환경에 대한 관심과 함께 화두로 떠오른 전기차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물류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미래차 분야에 민관합동으로 35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기·자율주행차, 초소형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35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특히 우정사업본부는 우편배달용 이륜차 중 약 1만 대를 국내에서 생산되는 초소형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 밝혀, 국내 초소형 전기차 업계가 생산시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의 친환경적 효과가 부각되면서 국내 유통‧물류 분야에 초소형 전기차 도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초소형 전기차가 도시 투어 차량과 공공업무 차량, 우편배달 등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두바이에서는 순찰차로 활용되기도 한다.

특히 교통이 혼잡하고 차량 운행이 많은 우리나라도 앞으로 초소형 전기차가 택배 배달용, 단거리 업무 차량 등 도심 생활에 다양하게 적용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는 이륜차와 유사해 해외에서는 안전 등의 이유로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정된 최고속도 60㎞/h 이하인 도로에 한해 전기자동차의 운행을 허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초소형 전기차의 최고 속도가 80㎞/h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한국에서 주행 가능한 초소형 전기차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및 경유 차량과 비교해 오염이 없고, 주차 공간 확보에도 문제가 없어 물류업계의 초소형 전기차 보급 추진은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경차보다 작은 초소형 전기차는 좁은 도로에서도 운행이 용이하고, 주차 시 차지하는 공간이 적어 우편 업무 등 물류 운반에 최적화된 차량이다.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초소형 전기차 1000대 도입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우편배달용 이륜차 약 1만5000대 중 66%인 1만 대를 초소형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생산 시설에서 제작되는 차량을 중심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어서 관련 업계는 국내 생산 시설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르노 ‘트위지’, 7월 기준 연간 누적 판매 1000대 기록

국내에서는 지난해 초소형 전기차 르노 ‘트위지’가 출시된 이래 쎄미시스코, 대창모터스, 캠시스 등 중소기업들이 초소형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 중 르노 ‘트위지(TWIZY)’와 쎄미시스코 ‘D2’, 대창모터스의 ‘다니고(DANIGO)’는 지난 3월부터 우체국 시범 운행에 나섰고, 캠시스의 ‘쎄보(CEVO)-C’는 내년 3월에 첫 양산될 예정이다.

오는 28일부터 CJ오쇼핑 방송을 통해 판매를 시작하는 ‘르노 트위지’는 국내 초소형 전기차 판매의 약 80%를 차지하는 대표 모델이다.

1회 충전으로 50~80km 정도를 달릴 수 있는 트위지의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은 6.1kWh로 보통 전기차 배터리 용량인 28kWh 보다 작지만, 1kWh로 16km가량 주행할 수 있어 효율성이 두 배 이상 좋다. 최고 속도는 80㎞/h다.

‘트위지’는 별도 충전기가 필요 없이 가정용 220V 콘센트로 충전할 수 있고, 이륜차와 크기가 비슷해 주차장 한 칸에 3대까지 주차할 수 있다.

여기에 운전석에는 4점식 하네스 안전벨트, 보조석에는 3점식 안전벨트를 적용해 안전성을 높여 차세대 도심형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준비된 수량 691대를 모두 보급 완료한 트위지는 올해 7월 기준 연간누적 판매 1000대를 기록했다.

국산 부품 적용 독자 모델 ‘초소형 전기차’ 개발 박차

쎄미시스코 스마트EV ‘D2’는 지난 15일 공공조달물자 공급채널인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다시 오픈했다.

앞서 D2는 공공기관 대상 종합쇼핑몰 ‘나라장터’를 운영 중인 조달청과 초소형 전기차 1000대의 단독 공급 계약을 맺었으나, 독과점 논란으로 잠정 거래 중단 됐다 최근 조달청이 초소형 전기차의 제2 조달 물자 공급사업자를 선정하면서 D2의 거래가 재개됐다.

쎄미시스코 D2는 지난 7월 집배원들의 선호도 및 집배 환경의 적합도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우정사업본부 시범사업에 20대를 추가 공급하는 등 우편집배원들의 선호도가 높은 초소형 전기차다.

대창모터스의 ‘다니고’도 지난 15일 조달청과 공급계약을 맺고 공공조달 시스템 나라장터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야쿠르트 전동차를 통해 인지도를 높인 대창모터스의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는 최대출력 15kW으로, 완충시 100km를 주행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80㎞/h다.

또한 초소형 전기차 최초로 후방카메라를 장착해 후진 및 주차 안전을 강화했고, 에어컨과 히터 등 다양한 기능도 탑재했다.

카메라모듈업체 캠시스는 초소형 전기차 쎄보(CEVO)-C를 내년 3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11일 ‘2018 영광 국제 스마트 e-모빌리티 엑스포’에서 첫 공개된 쎄보-C는 1회 충전 시 최대 10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80㎞/h다.

약 3시간 정도면 배터리 완전 충전이 가능하며 최고출력은 15kW 수준이다. 이 외에 밀폐형 도어와 냉난방 시스템을 갖췄으며, 차량 사방 충돌 테스트를 거쳐 안전성도 강화했다.

쎄보-C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자체 기술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독자 기술로 만들어져 부품부터 사후관리(A/S)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캠시스는 영광군에 연간 생산능력 1만 5000대 규모의 초소형 전기차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며. 다음 달 착공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에 준공할 예정이다. 또한 신흥시장 개척을 위해 베트남 현지에 공장 구축을 검토 중이다.

전기차 보급은 물류‧유통 분야 뿐만 아니라 향후 자동차의 개념까지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정부도 친환경 전기차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고, 환경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 또한 커지고 있어 앞으로 초소형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초소형 전기차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선결 과제도 만만치 않다. 특히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도로 진입 불가 규제와 환경부의 복잡한 인증 절차 등은 시장 확대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지난 7월 초소형 전기차에 대한 국내 인증 기준이 마련됨에 따라 초소형 전기차를 배달 업무 등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경제성 등의 문제로 국산 부품이 적용된 독자 모델의 초소형 전기차 개발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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