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사건 수사를 맡은 경찰이 쌍둥이 자매 중 한 명의 휴대전화에서 시험문제 답이 저장돼 있었던 것을 파악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29일 쌍둥이 동생 휴대전화의 디지털 포렌식 감식 결과 영어 시험에서 실제로 출제된 문제의 답이 메모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메모에는 답만 별도로 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25일 자매와 A씨를 조사할 당시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추궁했으나 이들은 "공부를 하기 위해 검색용으로 저장한 것"이라며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와 전 교장·교감, 시험 담당 교사 등 4명을 지난달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 조치했다. 이어 이달 8일 쌍둥이 자매도 피의자로 신분을 바꿨다.

경찰은 이달 6일과 14일 쌍둥이 자매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당시 자매 중 한 명이 두 차례 모두 호흡곤란을 토로해 입원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입원 중인 학생에 대한 25일 조사는 병원에서 치러졌다.

이번 의혹은 지난 7월 중순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대두됐다. 1학년 1학기 당시 전교 59등과 121등이던 쌍둥이 자매가 2학기 이·문과 전교 5등 및 2등, 2학년 1학기 각각 이·문과 전교 1등을 한 사실과 아버지가 학교 교무부장이라는 사실이 맞물려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시교육청은 특별감사를 진행해 자매가 나중에 정답이 정정된 시험문제에 변경 전 정답을 나란히 적어낸 경우가 몇 차례 있었던 것을 파악한 뒤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이들 자매는 1학년 2학기에 언니가 5개 과목, 동생 7개 과목에서 성적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받는 등 한 학기 동안 44개의 상을 수상했다.

한편 경찰은 추가 조사 일단락 이후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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