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左·右 차기 유력 대권주자 6人 가능성 따져 보니
[기획특집] 左·右 차기 유력 대권주자 6人 가능성 따져 보니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8-11-02 16:12
  • 승인 2018.11.02 18:16
  • 호수 1279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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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아직 3년 이상 남아 있지만 물밑에서는 차기 대권주자 구도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권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필두로 박원순 서울시장·이재명 경기지사·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야권에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는 가운데 유승민 의원·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선 2∼3년 전 1위는 결국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며 지금의 순위는 전혀 의미가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변을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그 이후 사례들을 보면 새 정부 출범 후 2년 즈음 1·2위를 했던 인물들이 ‘대세론’을 유지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에 일요서울은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의 장단점과 가능성을 따져봤다.


- ‘非盧·非文’ 이낙연·박원순, '성골 親盧’ 유시민, ‘親朴’ 황교안, ‘背朴’ 유승민, ‘無色’ 오세훈

- “안희정 날아갔고, 이재명 잡았고, 박원순 까불면 날린다”는 親文, 이낙연은?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의 10월 정례조사 결과, 이낙연 국무총리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나란히 1, 2위를 기록한 가운데 그 뒤를 이재명 경기지사·유승민 의원·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10월 24일 ‘알앤써치’에 따르면, ‘데일리안’ 의뢰로 21~22일 이틀간 전국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치 지도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낙연 총리(14.8%)가 지난 9월 조사에 이어 황교안 전 총리(12.4%)에 오차범위 내 격차로 선두를 유지했다. 이 총리는 지난달에 비해 1.6%포인트 상승한 반면 황 전 총리는 0.5%포인트 하락했다.

3위는 9.3%를 기록한 이재명 경기지사다. 6.13 지방선거 뒤 터져 나온 각종 의혹과 논란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조사에서 5.4%로 떨어졌지만 여러 논란들이 일면 잠잠해지면서 지난달에 7.2%로 상승했고 이번 달에도 재차 상승했다.

이 지사에 이어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가 7.5%로 4위를 기록했다. 보수 진영 인사만으로 보면 황 전 총리를 오차범위 내 격차로 추격하는 모양새다. 5위는 박원순 서울시장5.9%,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 5.4%,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 5.1%,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4.9%,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 4.1%,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4.1%,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2.3%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1~22일 전국 성인남녀 1008명(가중 10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6.2%,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절대 권력’親盧·親文에
‘울고 웃는’ 與 잠룡

먼저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최대 강점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라는 타이틀이다. 입각 이전, ‘4선 의원’이자 ‘전남도지사’이면서도 대선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다가 최근 범여권 주자 중 1위를 기록하는 건 우선 뚜렷한 존재감 때문으로 평가된다.

이 총리의 ‘안정감’과 ‘절제’ 그리고 ‘언변’이 대중에게 긍정적으로 각인된 측면이 있다. 이 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의 거친 공세에도 평정을 잃지 않고, 막힘없이 논박했다. 이는 노무현 정부 당시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과 얼굴을 붉히며 목소리를 높였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언행과 극명한 대비를 보이며 더욱 빛을 발했다.

다만 ‘이낙연 대망론’의 관건은 ‘절대 권력’인 친문계의 ‘승인’ 여부다. 지난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나온 “안희정 날아갔고, 이재명 잡았고, 박원순 까불면 날린다”는 발언은 ‘현재 권력’인 친문계가 곧 ‘절대 권력’ 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재권력이 붙일 수는 없어도 떨굴 수는 있다”며 “친문 세력과 그 뿌리인 친노의 전통적인 대권 전략을 볼 때, 호남 출신인 이낙연 총리가 본격적인 대권 가도에 나서는 것을 용인할지는 의문”이라고 평했다.

친노·친문 세력은 전통적으로 영남, 그중에서도 부산·울산·경남 출신 대권주자를 내세워 보수 세력의 ‘텃밭’인 영남표 일부를 잠식하고 호남의 몰표를 얻는 전략으로 정권을 창출해 왔다. 현재의 문재인 대통령도 이 같은 전략으로 재수 끝에 결국 당선됐다.

반면 친노·친문계의 전략에 배치되는 후보는 찬물을 마셔야만 했다. 전북 출신인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 2007년 마찬가지로 국민경선 끝에 여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가 됐으나, 마땅히 여당 후보를 지원해야 할 청와대 세력은 외면했다.

이 전 총리는 전남 영광 출신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며, 2003년 친노 열린우리당이 분당할 때에도 새천년민주당에 잔류했다. 호남 연고인 데다 비노·비문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친노·친문계의 전통적 대권 전략과는 맞는 구석이 없다는 지적이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상황은 대동소이하다. 박 시장은 최대주주인 문재인 대통령을 의식해 친문 세력을 극찬하지만 정치권에는 6.13 지방선거 공천 때 정권 핵심에서 박 시장을 견제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설상가상으로 박 시장은 최근 서울 집값 급등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와 날카롭게 대립했다. 정부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주택 공급을 늘리려 했지만 박 시장이 강력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그린벨트를 풀더라도 집값 잡는 효과 없이 난개발만 될 것이란 논리지만, 여권 일각에선 “녹색 이미지 부각 차원”이란 불만이 나온다.

유시민 ‘정계 복귀 NO’에도
“호출당하게 돼 있다”

이런 점에서 ‘친노 적통’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최근 친문계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유 이사장이 정계 복귀 가능성을 일축했음에도 정치권은 유 이사장을 친문계의 ‘대안’으로 꼽으며 그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10월 23일 채널A ‘외부자들’에 출연해 “유시민 이사장의 정치 복귀 가능성은 100%”라며 “여러 정황상 복귀할 수밖에 없는 일이 생길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MBN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유시민 이사장은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도 정치를 안 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호출당하게 돼 있다”면서 “문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당내 대선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시민 이사장, 김경수 경남지사 둘 다 나오면 볼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현 재단이사장직은 정계 복귀를 위한 준비 자리로 여겨져 왔다. 전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자리에 있었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이사장을 지냈다. 유 이사장이 자신의 장담대로 끝까지 정계 복귀를 하지 않을 것인지 아니면 국민의 부름에 응하는 형식으로 다시 발을 딛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범보수 진영에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의 최대 강점 역시 이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안정감’과 ‘절제’다. 황 전 총리는 지난 대선 때 비등했던 차출론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권한대행 자리를 꿋꿋이 지키면서 정국 안정에 힘썼다.

또 지난달 수필집 출판기념회로 정치 활동의 신호탄을 쐈으면서도 친박계 의원들의 내년 초 전당대회 출마 요구에 모호성을 유지했다. 이 같은 그의 ‘안정감’과 ‘정제된 언행’이 중도 보수층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황 전 총리가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등 낙선한 대선 후보들과는 달리 ‘아직 써보지 않은 카드’라는 점도 보수층의 기대를 키우는 대목이다.

다만 황 전 총리가 한국당 내 특정 계파의 ‘대표 선수’ 프레임에 갇히게 되는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또한 정치권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황 전 총리가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로 한국당 내 특정 계파와 거리를 두고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당 내홍을 비껴간 데서도 찾는다.

그런데 만약 황 전 총리가 다시금 친박 대표 선수 프레임에 들어간다면 보수·우파 전체를 대표하는 게 아닌 한국당 내의 특정 계파만을 대표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옅은 계파색이 최대 강점이다. 한국당의 고민이 ‘수구적 이미지’와 ‘계파 갈등’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젊고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으면서도 계파색이 강하지 않은 오 전 시장이 전면에 나설 경우 당의 이미지 쇄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오 전 시장이 ‘보수 몰락’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는 부담이다. 오 전 시장은 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강행했다가 사퇴, 후폭풍을 불렀다. 이후 그가 비운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등장했고, 안 전 대표가 세운 국민의당이 제20대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보수 몰락이 시작됐다.

유승민 의원은 ‘합리적 보수주의자’ 이미지를 축적했다는 게 강점이다. 진보 진영에서도 ‘저런 보수라면 표를 줄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유 의원에게 새겨진 ‘배신자 낙인’은 뼈아프다. TK(대구·경북)의 ‘총아(寵兒)’였던 그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며 지역 기반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유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대구 동구을)가 있는 대구 동구청장 선거에서도 현역이었던 바른미래당 강대식 구청장을 재선시키는 데 실패했다. 집토끼를 다 놓치면서 잡은 산토끼 몇으로 대권을 바라본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는 지적이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