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경제학을 허무는 비합리적 경제주체가 이끄는 시장경제
주류 경제학을 허무는 비합리적 경제주체가 이끄는 시장경제
  • 김정아 기자
  • 입력 2018-11-05 17:06
  • 승인 2018.11.05 17:10
  • 호수 1279
  • 5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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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밖의 경제학 (저자 댄 애리얼리 / 출판사 청림출판)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최근 노벨경제학상 분야에서 그동안 비주류라 여겼던 행동경제학자들의 수상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인 수상 내역을 살펴보면 1978년 허버트 사이먼부터 1988년 모리스 알레, 2002년 대니얼 카너먼, 2009년 엘리너 오스트롬, 2013년 로버트 실러, 2017년 리처드 탈러에 이르기까지 6명의 행동경제학 연구자들이 노벨상을 수상했다.

사실 그동안 주류 경제학의 모든 이론에서는 인간은 이성적·합리적 존재라고 전제했지만 행동경제학에서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설명한다.

가장 먼저 행동경제학에서는 시장 경제 안에서 인간은 그리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전제한다. 다시 말해 완벽하지 않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원리다.

경제주체는 늘 합리적인 존재라는 기존 경제학의 대전제에 대한 회의감을 품고 논리적이고 참신하며 설득력 있게 비합리적인 존재에 대한 특이성을 설파한 책 ‘상식 밖의 경제학'을 주류 경제학에 도전하는 행동 경제학의 대표적인 바이블로 여긴다.

총 13장으로 나뉘어진 각장에서는 5가지 이상의 에피소드로 독자들이 경제 이론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책은 한국어판 10주년 기념으로 나온 이번 책의 첫 장에서는 비교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다뤘다. 사실 비교를 골라서 하기를 즐기는 인간의 심리상태를 지적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다.

2장에서는 첫인상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입장을 독자에게 전한다. 갓 알을 깨고 나온 새끼거위가 처음 본 사물에 애착을 갖게 된다는 ‘새끼거위의 법칙'이 사람에게도 적용된다든지, 구입 결정에 앵커가 미치는 영향 등을 예로 든다. 공급과 수요가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요소라고 지적하면서 “경제 정책에도 인간의 특성을 고려한 사항들이 반영되면 이상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의 한 부분에서는 재미있는 0의 역사에 대해 역설한다. 여기서 0이란 공짜를 의미한다. 이성을 마비시키는 공짜 매력의 한계점이 어디인지를 설파하면서 공짜 전략을 활용하지만 공짜의 치명적인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또한 돈이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나열하면서 인간적인 관계 앞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있는 것들에 대해 역설한다.

다음으로 자신 안에 있는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충동으로 부터 자신을 구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면서 여전히 금기시되는 사실을 연구했던 결과를 나열하기도 한다.

더불어 우리가 매번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에 대하여 말한다. 자기 절제의 도구를 철저히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면서 중요한 일을 미루는 습관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하여 언급한다. 이어 버거를 주문하듯 건강검진을 위해 쉽게 병원에 들어설 줄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독자들이 주목할 만한 7장에서는 특별한 이야기들을 열거한다.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동상이몽, 소유의식이 낳은 비이성적인 습관 세 가지, 이미 내 소유라고 생각했을 때의 특이성 등을 설명한다.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사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는 그것과 자신 사이의 간격을 두어야 한다는 부분이다.

8장에서는 가능성의 문이 크면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설파한다. 이어서 누구에게나 작고 크든 단호하게 닫아야 하는 문이 있음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다른 문을 쳐다보는 동안 놓치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다음 장에서는 ‘고정관념’이 판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한다. 맥주 실험에서 밝혀진 진실을 말하기도 하고 정보를 인식하기 전후는 180도 다르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기대를 많이 할수록 음식 맛도 달라 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한다. 마케팅으로 우리의 만족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는데 이때 가지는 고정관념의 무서운 힘에 대해 독자에게 알린다.

10장에서는 병도 고치는 ‘마음의 힘’의 중요성에 대해 다룬다. 의사가 보여주는 정성만으로도 병세가 호전 가능한 사실을 예로 들면서 단순한 심리작용이든 과학적인 호르몬에 의한 작용이든 플라시보 실험의 기회비용을 따져 보는 것도 전략이라고 설파한다.

철학적인 윤리의식을 강조하는 부분도 있다. 직업윤리에 대한 맹세를 상기시킬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며서 정직한 사회를 위한 해결책과 남은 문제점들을 지적한다.

또 돈이 있고 없고의 차이점을 들기 위해 현금이 사라지면 부정행위를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으면서 알게 모르게 잊고 있는 사실들에 대해 짚어준다.

13장의 맥주와 공짜 점심이라는 타이틀로 시작하는 페이지에서는 무궁무진한 인간행동의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을 통해 인간 본성을 바라보는 관점을 수정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책을 접한 마포에 사는 이모씨는 “이 책은 출간한 지 10년이 되는 제법 짬밥 있는 책으로 새롭게 하드커버로 옷을 바꿔 입고 나왔다. 그동안 서점에 가서 경제학 관련 서적을 살펴보기도 했었는데 그때마다 별 흥미를 못 느꼈던 이유 중 하나는 말 그대로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경제학의 이론에 충실한 책들이 많아서 제대로 경제학을 배우지 않은 내겐 선뜻 읽고 싶다는 느낌이 없었다. 경제학을 전공한 분들이나 경제학에 조예가 깊으신 분들은 내 말이 무슨 말인가 공감을 못하실지도 모르겠다. 댄 애리얼리의 ‘상식 밖의 경제학’은 여러 실험들을 소개하기도 하고 상식에 근거한 행동인가 상식 밖의 행동인가에 대한 재미있는 소재를 제공한다. 경제학의 원론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경제학 서적으로 좀 더 가벼운 경제경영서로 경제학에 입문하고 싶으신 분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다”는 서평을 남겼다.

저자는 뉴욕에서 태어나 3세 때에 이스라엘로 거처를 옮겨 그곳에서 생활했다. 18세 때 전신에 화상을 입는 불의의 사고로 인해 장시간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다가 의외로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의 본성'을 일관되게 관찰하면서 “인간은 비합리적이지만 그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라는 매력적인 주장으로 경제계의 코페르니쿠스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저자는 경제전문지 ‘포춘’이 최근 선정한 ‘당신이 꼭 알아야 할 신진 경영 대가 1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