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 회장 ‘야망의 계절’


“어둠이 걷히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글로벌 경기 불황이 기업들에 큰 시련이 되고 있지만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미래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이는 위기 상황을 보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 시각이다. 긍정의 힘을 통해 위기를 미래성장 발판으로 키우는 김 회장의 경영철학이 미국 발 금융위기를 넘어 ‘글로벌 한화’의 비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번 대우조선해양인수를 통해 다이너마이트를 만드는 화학그룹으로 출발한 한화는 금융을 거쳐 중공업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옮겨가며 새로운 한화시대를 이끌 전망이다.

재계에서 승부사로 통하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올해 인수ㆍ합병(M&A)시장 최대어인 대우조선해양을 낚았다.

대우조선해양은 끝없는 성장을 준비하는 한화의 새로운 출발을 이끌 신 성장 엔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아무리 잘 만든 배도 프로펠러가 부실하면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없다. 한화야 말로 대우조선해양의 강력한 프로펠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를 한 바 있다.

김 회장은 글로벌 한화를 이끌 강력한 프로펠러로 대우조선해양을 꼽았다. 그 만큼 M&A성사를 갈망했다. 결국 꿈은 이루어졌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M&A를 계기로 다소 정체됐던 그룹의 성장세를 높일 핵심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

재계순위 10위인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총자산 8조2000억원)을 인수하게 되면 재계 지각 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금호아시아나, 한진을 뛰어넘어 8위로 점프하게 된다.

또한 금융 중심이었던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중공업을 중심으로 건설, 플랜트, 해외자원개발 등 신사업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위기를 반전시키는 승부사 기질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하이라이트는 인수전 초기 포스코, GS 등에 밀렸던 한화의 막판 대반전 드라마가 연출되었다.

포스코와 GS가 전격적인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물 건너 간 듯 보였다. 그런데 막판 GS가 참여를 포기를 선언하면서 극적인 반전이 시작됐다. 단독 입찰한 포스코에 자격이 문제가 됐다. 결국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포스코의 입찰자격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눈 깜짝할 사이 꼴찌였던 한화가 인수 유력 후보가 됐다.

그 여세를 몰아 현대중공업과의 막판 승부에서 가격 부문ㆍ비가격 부문 등 종합평가에서 앞서면서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가격 부문 60%, 비가격 부문 40%로 가중치가 나뉜 인수 후보 심사에서 한화는 인수 자금조달 능력, 인수 후 사업 방향, 인수 제안 가격 등 모든 점을 종합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은 6조원 이상을 써 낸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는 인수 후 사업 방향, 즉 시너지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우조선에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 2017년 그룹 매출 100조원 중 35%를 차지하는 주력사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17개국에 걸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대우조선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증권 및 자산운용 등의 금융 네트워크를 이용해 대우조선해양의 재무 능력을 강화하며, 그 밖에 해외 건설, 자원 개발 등의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에서 중공업그룹으로 중심축 이동

한화의 사업 포트폴리오의 중심축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화학그룹에서 금융그룹, 이젠 중공업 그룹으로 바뀔 전망이다.

한화는 지난 1982년 다우케미컬과 한양화학을 잇달아 인수해 한화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화학그룹으로 성장했다. 이후 2002년 대한생명 인수 이후 제조업에서 금융으로 중심이 옮겨졌다.

이번 대우조선 인수를 계기로 한화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중공업이 성장의 축이 될 전망이다.

또 대우조선이 건설과 플랜트 부문에서 확실한 강점을 가진 만큼 앞으로 한화는 신성장 핵심사업으로 삼아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플랜트 건설, 해외 신도시 사업 개발, 캐나다 오일샌드 등 해외 자원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는 데 엄청난 탄력을 받게 됐다.

대우조선인수에 성공한 김승연 회장은 “현재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한화는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래성장의 발판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화그룹 매출 27조원에서 금융 부문 비중은 15조원으로 절대적이었다.

향후 한화는 대우조선의 매출액을 2012년에는 그룹 목표 매출액인 60조원의 33%에 달하는 20조원으로 키우고, 2017년에는 그룹 매출 목표 100조원 중 35%에 달하는 35조원으로 늘린다는 청사진을 구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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