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가 조강특위 위원이었던 전원책 변호사를 솎아냈지만, 당내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 변호사가 오는 14일 기자회견을 예고해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전 변호사의 2라운드 공방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12일 비상대책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 변호사가 주장한 인사청탁에 대해 “조강특위 위원 2명을 추천했다”고 시인했으나 “강요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조강특위 인사가 원활하지 않아 당에 추천된 인사 두 분, 그것도 전 변호사와 가까운 분들이라고 생각해서 두 분의 명단을 드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전혀 모르는 사람들로 일면식도 없고 만난 적도, 전화 한 통 해본 적 없다”며 “추천 인사에 대해 ‘안 한다’고 해서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빨리 인사를 마무리 지어달라고 부탁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전 변호사는 지난 10일 ‘김 위원장이 조강특위에 특정 인물을 넣어달라고 한 게 갈등의 시작이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 변호사는 오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이 회견에서 그간 조강특위 활동의 소회 등 김 위원장과 빚었던 갈등의 배경 등을 폭로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 안팎에선 김 위원장과 전 변호사가 추천했던 인물 1명씩을 ‘계파 색채’를 이유로 서로 고사했고, 그것이 갈등의 원인이 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애초 두 사람의 갈등이 전당대회 시점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알려졌지만, 모종의 사건이 더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이미 (전 변호사를) 해촉한 상태이고 우리 당과 관계가 끊어진 자연인”이라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회견을) 하는데 제가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김 위원장은 전 변호사를 해촉한 데 대해 “어떤 경우에도 당의 기강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당의 기장이 흔들리면 어떤 혁신도 불가능하다”며 “모든 혁신이 희화화될 가능성이 있어서 용납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선 공개 반발도 일기 시작했다. 특히 친박계가 나서고 있다. 친박계 중진인 홍문종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당을 나갔다 온 사람들이 당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인적 쇄신이란 이름으로 당을 사당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혁신작업이 아니라 자기 계파가 아닌 사람을 제거하는 ‘계파 골라내기’”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또 전 변호사 후임에 대해서도 “특별한 계파의 아바타가 되기 위해 올 사람이 누가 있냐”며 “전원책 변호사가 희생 제물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