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총수 및 CEO들의 여름휴가 계획은 어떨까.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해마다 이맘 때 대부분의 재벌그룹 총수들은 자택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거나 기업의 미래를 구상한다. 이런 공통점들이 올 휴가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GS 허창수 회장은 자택에서 머물며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길것으로 알려진다. 그런가 하면 정몽구 회장은 ‘전형적인 워커홀릭’ 별명처럼 경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과거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행보들이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은 그룹 사장단회의가 열리지 않는 8월 초 휴가를 낼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가족과 함께 국내에서 시간을 보내며 하반기 사업 전략을 구상할 계획이다.

SK 최태원 회장은 8월 중순 이후 일주일간 여름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최 회장은 논현동 자택에 머물며 대부분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보낼 예정이다. 하반기 경영구상과 중점추진 과제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은 7월 말∼8월 초에 가족과 함께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하반기 경영구상을 하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한다.

‘독서’형 모드에 빠지는 CEO도 있다.

LG전자 남용 부회장은 8월 달로 휴가를 잡았다. 남 부회장은 휴가 기간에 주로 경영, 인재 개발 관련 서적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LG는 매년 휴가철에 읽을만한 책 10선을 선정해 발표하기도 하는데, 이는 남용 부회장의 독서경영과 일치해 좋은 반응을 얻는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평소 "재충전을 위한 휴가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하면서 ‘독서 휴가’를 권하고 있다. 정 회장 자신은 8월 초 멕시코 자동차강판 공장 준공식에 다녀온 뒤, 그간 읽지 못한 책들을 탐독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CEO블로그를 통해 <그림 읽는 CEO>, <노는 만큼 성공한다> 등 14권의 책을 추천하기도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멕시코 행사 이후 8월 중순쯤 휴가 일정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전형적인 ‘워커홀릭’형인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의 머릿속엔 ‘여름 휴가’라는 단어가 없다고 한다. 정 회장이 올해도 특별한 휴가 계획 없이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이라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정 회장은 현대차 회장에 오른 1999년 이후 공식적인 여름휴가가 없었다. 정 회장의 평소 지론은 ‘일이 곧 휴가’라는 것.

때문에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도 지금까지 여름휴가를 가지 않는 게 관례처럼 돼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