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국민개혁주권회의 의장. <정대웅 기자>
손학규 전 국민개혁주권회의 의장. <정대웅 기자>

11월 29일 바른미래당이 '탈당설'로 술렁인 가운데 손학규 당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군기 잡기에 나섰다. 탈당설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원내대표 선거 이후로 한국당 복당 시점을 조율 중이라고 한 비공개 발언에서 불거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국당의 한 의원도 "김 위원장이 이름은 거명 안 하고 (복당)처리는 (원내대표 선거)뒤에 하겠다고 언급했다"며 "당장 입당을 추진한다고 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별 말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국당 지도부가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복당설을 확인해 준 건 처음인데다, 정우택 의원도 바른미래당에서 5~6명의 의원이 한국당으로 기습 복당할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탈당설에 관심이 쏠렸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복당설은 한국당이 추진 중인 '보수대통합론'과 맞물려 끊임없이 불거져온 정치권의 주요 화두로, 올 12월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나 내년 초 전당대회를 전후한 시점에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집단 탈당할 가능성이 제기되곤 했다.

이와 관련,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전날 이화여대 강연에서 한국당의 영입 제안을 확인해줬다. 유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 사람들이 저와 가까운 정치인을 보내 빨리 입당하라는 얘기는 했지만, 입당 제안에 대해선 전혀 답을 안 하고 있다"며 "중간에 사람을 넣어서, 보내서 한다는 게 좋은 대화 방식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탈당설이 꾸준히 오르내렸던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대한 고민이 깊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내년도 예산 등을 다루는 정기국회기간임으로 정기국회가 끝난 후 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며 탈당 가능성에 선을 긋진 않았다.

현재로서는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집단 탈당이나 한국당으로의 복당 가능성은 낮다는 분위기다

한편 당내 술렁이는 분위기를 의식한 듯손학규 당대표는 이날 오후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저조한 출석률을 문제 삼으며 이례적으로 '군기잡기'에 나섰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은 30명으로, 박주현·이상돈·장정숙 등 민주평화당에서 활동 중인 비례대표 의원 3명과 당내 활동에 나서지 않는 박선숙 비례대표 의원 등 4명을 제외하면 26명이 의원총회 참석대상이다. 이날 의원총회에는 12명이 정시에 출석하고 5명이 지각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왜 이렇게 출석률이 저조한가. 의원총회에 10명 밖에 없는 게 말이 되느냐"고 언성을 높이며 "당 기강이 말이 아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손 대표는 김관영 원내대표에게 "의원들이 의원총회에 꼭 참석하도록 독려해주고,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은 참석 못하는 이유를 밝히도록 해달라"고 지시를 내리면서 "당소속 국회의원이면 당소속 의원으로서 할 일을 해야 한다. 할 일을 안하고 떠들기만 하는데 분명히 기강을 잡읍시다"라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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