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부터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경북도 합동 감사 중
김경두 "저와 우리 가족은 이 시점부터 컬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팀 킴' [뉴시스]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팀 킴' [뉴시스]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지난달 7일 여자컬링 국가대표 '팀 킴'이 A4용지 13매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내용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그의 딸 김민정 감독, 사위 장반석 감독의 부당행위에 대한 폭로였다. 직후 김 전 부회장과 김민정·장반석 감독 부부는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경북도 등의 합동 감사 대상이 됐다. 지난달 19일부터 감사가 진행 중이다.

 

4일 김 전 부회장이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김 전 부회장은 "이번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 컬링 선수들의 호소문으로 인해 선수 본인들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쳤 드렸다.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사과했다. "특히 선수들에게 저의 표현 방식의 미숙함으로 크나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어 "저와 우리 가족은 이 시점부터 컬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25년간 컬링만을 바라보며 가족과 친구들의 희생과 함께 컬링의 발전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던 부족함이 너무나 컸다"며 "저를 비롯한 우리 가족은 컬링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감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자세이기도 하다.

 

지난달 7일 여자컬링 국가대표 '팀 킴'의 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는 장문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서 그들은 소속팀 지도자인 김 전 부회장, 그의 딸인 김민정, 사위인 장반석 감독에게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대한체육회와 경북도, 의성군 등에 A4용지 13장 분량의 호소문을 보냈다.

 

선수들은 상금이나 지원금을 배분받은 적이 없으며 지도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자주 들었다고 주장했다. 지도자들이 선수들을 이간질했고,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김은정이 최종 성화봉송 주자로 선정됐음에도 지도자들이 일방적으로 취소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 광고 촬영과 컬링장 사용 등도 지도자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며, 감독 자녀의 어린이집 행사에 강제로 동원됐다고 토로했다.

 

'팀 킴'의 폭로 이후 장 감독은 언론에 '사실확인서'를 보내 "선수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김 전 부회장 가족은 "더 나은 컬링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선수들이 도대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무엇을 위해 이러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전 부회장에 대한 '폭로'가 잇따랐고, '팀 킴'은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전 부회장 가족의 주장을 또다시 반박했다. '팀 킴'을 지도한 외국인 코치 피터 갤런트도 선수들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던 김 전 부회장의 가족이 갑작스럽게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계속된 폭로 속에 감사에서 수세에 몰린 탓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 전 부회장은 "지난 10여년 간 함께 한 선수들의 마음을 다 보듬지 못했고, 상처를 준 것은 다 제 불찰"이라며 "올림픽 기간 뜨거운 응원을 해 주셨던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드려 다시 한 번 머리 숙인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저로 인해 컬링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지지 않기만을 바란다. 앞으로 선수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더욱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사과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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