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3당은 4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향해 "기득권 양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즉각 도입하라"며 각성을 촉구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이날 오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결단 촉구 공동집회'를 열고 "양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결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야 3당은 "한 걸음만 내딛으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꿈을 이룰 수 있지만 기득권 양당 욕심이 정치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민주당은 결단을 미루며 시간을 끌고 있고 한국당 역시 명쾌한 결단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었다. 민주당은 결단해야 한다"며 "한국당도 모호한 언급의 시간은 지났다. 명쾌하게 결단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집권여당이 기득권에 매달려 거부하는 지금 정치개혁과 민생개혁의 길을 열기 위해 대통령도 나서야 한다"며 "대통령과 5당 대표가 담판회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늦출 수 없기에 절박한 마음으로 농성에 돌입한다"며 "국민을 닮은 국회, 민심 그대로의 국회를 만들라는 국민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각오"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여당 대표께서 예산안과 선거구제를 연결시키는 것을 처음 봤다고 한다"면서 "저희는 그저 선거구제를 개편하자는 게 아니라 국민의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해 국회 기능과 권한을 정상화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이 손해를 보더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갈 길"이라며 "한국당은 지금 당장 다수제 득표로 다음 총선에서 이길 것이라는 생각을 접으라"고 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더 이상 이 정부를 무조건 도와야 할 이유가 없다"며 "이제 선거제도 개혁 정신의 파기는 협치 정신의 파기"라고 여당을 공격했다. 정 대표는 "예산 처리 관련 한국당과 연대를 시도하고 선거제도 관련 한국당과 짬짬이 시도를 하면 두 거대정당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정개특위가 발표한 세 가지 안 중 '우리 실정에 맞는'이라는 문구와 관련해 "한국식 연동형이라는 것은 유신 독재를 한국식 민주주의로 포장했던 독재세력의 후예를 닮으려 하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을 지켜야 한다는 만큼 선거제도 개혁도 정확한 선거구 획정을 맞춰야 한다"며 "12월 정기국회 안에서 처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 국회 신뢰도는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데 우리 스스로 개혁하자고 해놓고 신뢰를 갉아먹는 짓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 3당은 집회 후 로텐더홀로 이동해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낮 시간대에는 2시간 간격으로 바른미래당 2명, 민주평화당 1명, 정의당 1명 등 4명이 조를 이뤄 농성을 진행하고 밤 시간대에는 한 개 조가 밤을 새우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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