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학재 등 7명 ‘탈당 명부’ 거론

바른미래당 유승민(왼쪽), 이학재 의원. 뉴시스
바른미래당 유승민(왼쪽), 이학재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바른미래당 내 일부 의원들의 탈당 도미노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유승민·이학재 의원 등 거론되는 인사만 7명에 달한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의사를 밝힌 의원은 없지만 탈당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들 대부분은 새누리당 출신이다. 자유한국당이 보수 대통합의 구심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들이 복당한다 하더라도 국민 여론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당 의원들은 탄핵 정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외면하고 개혁을 이루겠다며 보수 큰집인 새누리당을 떠났다. 하지만 바른정당-바른미래당으로 이어진 이들의 정치 실험은 철저히 실패했다. 이를 틈타 문재인 정부는 독주를 거듭했다. 이들이 이제 와 반문 연대를 내세우며 은근슬쩍발부터 들이미는 것은 후안무치(厚顔無恥)의 전형 아니냐는 비판이다. 더욱이 한국당은 앞서 비박계로 분류되는 복당파를 아무런 사과 없이 받아들이며 현재까지 내홍을 겪고 있다. 이 상황에 또 다른 복당파를 생성하는 것은 보수대통합이 아닌 대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이들의 복당이 최소한의 정당성이라도 얻기 위해서는 탄핵 정국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기·방법 막판 조율 중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후 순차입당전망
여론 공감은 미지수탄핵 자기반성없인 대통합아닌 대분열초래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의 한국당행()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6.13지방선거가 끝난 직후부터 정치권에서 떠돌던 설()이 최근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28일 국회서 열린 한국당 비대위-중진의원 비공개 연석회의 중 일부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오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내대표 선거와 맞물려 오해를 받을 우려가 있어 선거 이후로 미뤘다고 언급했다.

이 자리에서 정우택 의원 역시 이번 당협위원장 교체에서 바른미래당에서 5~6명이 기습 복당이 되고 그들이 당협위원장으로 들어온다는 이런 항간의 소문도 있다고 밝히며 공론화됐다.

차기 총선 승산 없는,
복당 카드 만지작

탈당 대열에 거론되는 인물은 유승민·이학재·정병국·이혜훈·유의동·지상욱·이언주 의원 등이다. 국민의당 출신의 이언주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새누리당 출신이다.

이 중에서도 이학재 의원의 복당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이 의원은 한국당 비대위 구성 전후로 당 안팎 인사들과 물밑 논의를 통해 복당 여부를 고심해 왔다고 전해진다. 그러다 최근 사실상 결심을 굳히고 복당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기는 조만간 치러질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후가 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이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복당설이 구체화되자 지난 1129일 입장문을 내고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대한 저의 고민이 깊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내년도 예산 등을 다루는 정기국회 기간임으로 정기국회가 끝난 후 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논란을 부정하지 않은 채 고민이 깊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 복당설을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의원이 거취 결정의 시기로 밝힌 정기국회가 끝난 후12월 둘째 주께로 예정된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기간과 맞물린다. 최근 정치 재개를 알린 유승민 의원도 복당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 의원은 지난 1128일 한국당이 입당을 권유했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 이튿날인 29일에는 개혁 보수의 길을 진짜 가고 싶은데 바른미래당 안에서 지금 얼마나 이뤄질 수 있을지는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복당을 위한 포석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아직 대답하지 않았다는 말과 바른미래당에 대한 부정적 발언에 정치적 계산이 숨어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30t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유 의원이 아직대답하고 있지 않다는 말은 조건부 승인이라고 지적하며 유 의원도 (바른미래당이)새로운 중도 세력의 중심이 되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 한국당 신임 당대표가 보수 혁신의 가치를 제기할 만한 사람이 됐을 경우 당대당 통합의 방식으로 하자는 취지로 저는 읽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 의원은 바른미래당 후보로 차기 총선에 출마할 경우 현재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서 당선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도 복당설에 힘을 싣는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유 의원은 이미 대구에서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바른미래당으로 출마하면 당선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본인도 알 것이다. 한국당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자신의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서라도 한국당 복당 카드가 최선의 전략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바른미래 해체 임박?
시기 놓고 눈치싸움

이학재·유승민 의원이 움직이면 다른 새누리당 출신 의원들도 탈당 대열에 가세할 가능성이 커진다. “두 의원은 복당 방법과 관련해 이견 차이가 있지만 바른미래당 내 한계와 한국당 복당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게 한 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의 한국당행은 시간문제일 뿐 기정사실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실제로 탈당 대열에 거론되는 의원 7명 의원 중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를 제외한 6명의 의원이 지난 1129일 당 의원총회에 불참했다. 당시 손학규 대표는 해당 의원들의 탈당 도미도를 의식한 듯 당의 기강이 말이 아니다. 의원총회에 10명밖에 안 나온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당 소속 의원이면 당 소속 의원으로 할 일을 해야 한다. 할 일 안 하고 떠들기만 하고. 분명히 기강을 잡아달라고 격노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당초 정치권의 예상보다 바른미래당의 해체 수순이 빨라질 가능성도 크다. 앞서 일각에서는 바른미래당이 2020년 총선 전 분열될 것이라는 분석이 컸다. 그러나 새누리당 출신 의원들의 탈당 시점이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후로 점쳐지는 만큼 늦어도 내년 초에는 보수 정계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反文 연대기치 약해
바른미래 전철 밟을라

현재로서는 이들이 복당한다 하더라도 여론의 공감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탄핵 정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외면하고 탈당한 이들이 복당할 명분이 약하다는 게 지배적 시각이다. 한국당 외부 인사이자 진보 진영에 몸담았던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비박계 의원들, 일부 바른미래당 의원들 사이에 불고 있는 반문(反文) 연대기치로 보수 지지층의 민심을 돌려세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설사 통합한다 해도 현재까지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이 가장 크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단순하게 문재인 정부 폭주를 막기 위해서 합쳐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그럴싸한 핑계를 대는 것이다. 실상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 생각하는 것이라며 “‘패권정치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그냥합쳐서는 안 된다. (복당을 하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가치와 명분이 전제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특히 보수 진영에서는 사과가 전제돼야만 한국당 복당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데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당 내분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복당설이 제기된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을 떠났던 의원들, 일명 복당파의원들은 아무런 자기반성 없이 한국당에 재입성해 분열을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복당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 촉구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두고도 안면몰수 격이라는 비판이 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의 최근 행보를 두고 불신 어린 시각이 많다. 진정성도 없고,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의견이 많다이런 상황에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또 다른 배신자들이 은근슬쩍 돌아온다면 그때는 바른미래당이 아니라 한국당이 분열될 게 자명하다. 돌아오려면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국당의 관계자도 복당파가 정치적 사과가 있었다면 지금까지 내홍을 겪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떤 사과도 없이 들어와 지금 당을 좌지우지하려 하니 분열을 거듭하는 것이라면서 보수대통합을 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 보수 결집을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분열된 근본 원인조차 해소하지 못하고 결합하는 것은 국민 여론의 반감만 더욱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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