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 "2군ㆍ무명 선수들에게 약물 복용을 권장하는 행위다"
야구계, 김재환의 영광 뒤에는 비주전ㆍ2군 선수들의 박탈감이 있다는 사실 인지해야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8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골든글러브 외야수부문을 수상한 두산 김재환이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약물 전력자' 김재환(30ㆍ두산)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이로써 김재환은 개인 통산 두 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김재환은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8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18시즌 김재환의 성적 자체는 나무랄 데 없다. 성적만 놓고 보면 김재환은 올해 정규리그 MVP를 받기에 충분하다. 올 시즌 김재환은 타율 0.334(527타수 176안타) 44홈런 133타점 104득점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홈런, 타점 부문 1위에 올라 타격 2관왕에 등극했고, 타율에서도 10위에 올랐다. 더군다나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40홈런 이상을 쳤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홈런 40개 이상을 친 선수는 1998년 타이론 우즈에 이어 김재환이 역대 두 번째다. 또한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100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이룩했다. 김재환은 2016년 37홈런 124타점 107득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홈런과 타점을 각각 35개, 115개 기록했다.


하지만 김재환에게는 주홍글씨와도 같은 금지약물 전력이 있다. 그는 파나마 야구월드컵 대표로 선발된 2011년 10월 금지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여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비록 7년 전 일이라고 하지만 스포츠 정신을 망각한 명백한 부정행위임이 틀림 없다.

이 때문에 지난 MVP수상 때도 한ㆍ미ㆍ일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금지약물 전력자가 수상을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 것이다.

 

골든글러브는 프로야구 출입기자단ㆍ미디어 관계자 등의 투표로 결정된 것이다. 김재환에게 계속 표가 몰리는 현상을 보고 수많은 야구팬들은 "앞으로 2군이나 무명 선수들에게 약물 복용을 권장하는 행위다"며 "실력과의 연관성을 떠나 부정행위를 했던 선수를 비호하고 용서하는 행위 자체가 또다른 부정행위를 조장한다"고 일갈했다.

김재환에게 몰리는 각종 수상을 접하며 씁쓸함을 느끼는 수많은 선수들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 된다. 겨우 내내 피땀 흘려 시즌을 준비하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144경기에 단 한경기라도 더 뛰려는 수많은 후보 선수들의 열망과 갈증을 야구계는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김재환에 대한 찬사와 영광 뒤에는 수많은 비주전ㆍ2군 선수들의 허탈감과 박탈감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 야구계는 반드시 인지해야 할 것이다.

'범죄에 대한 방조는 또다른 범죄'라는 말이 떠오르는 '2018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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