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19일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3기 신도시 예정지로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과천, 인천 계양 등 4곳을 확정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신도시 예정부지. 사진=뉴시스
국토교통부가 19일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3기 신도시 예정지로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과천, 인천 계양 등 4곳을 확정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신도시 예정부지. 사진=뉴시스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정부가 경기도 남양주와 하남, 인천 계양, 경기 과천 등 3기 신도시 건설을 추진한다. 국토교통부와 지자체는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해당 내용이 담긴 ‘2차 수도권 주택공급계획 및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새롭게 건설되는 3기 신도시는 서울 경계로부터 2Km가량 떨어져 있어 정부는 광역급행철도(GTX), 간선급행버스(BRT) 등을 만들어 30분대 이동이 가능하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정부가 3기 신도시를 건설하는 주요 목적 중 하나인, 서울 집값 안정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눈여겨볼 만하다. 

경기도 남양주와 하남, 인천 계양, 경기 과천 등 최종 선정
서울과 인접한 지역 신도시, 서울 주택 수요 분산효과 노려

정부는 지난 19일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 교통망 개선 방안을 통해 41곳에 15만5000호의 3기 신도시 입지를 최종 확정했다. 100만㎡ 이상의 대규모 택지는 남양주, 하남, 인천 계양, 과천 등 네 곳에 12만2000호, 중소규모는 37곳의 3만3000호를 공급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제2차 수도권 주택공급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주택 공급 원칙으로 ‘서울ㆍ수도권의 좋은 입지에 속도감 있는 공급’,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의 균형 있는 공급’ ‘실수요자 우선 및 투기수요 차단’을 강조했다. 

경기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과천 등 네 곳이 3기 신도시로 최종 선정되면서 향후 정부의 계획대로 집값이 안정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12월 둘째 주까지 5주째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는 3기 신도시 공급으로 확실하게 집값을 잡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3기 신도시 공급의 핵심은 서울과 인접한 지역에 신도시를 조성함으로써 서울에 집중된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것이다. 경기 왕숙과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경기 과천 등 1‧2기 신도시보다 서울과 더욱 가까운 곳이 선정된 배경이기도 하다. 

성공의 관건은 ‘교통’

또 집값을 잡으려면 서울 접근성을 기반으로 하는 3기 신도시 성공이 필수적이다. 앞선 신도시 건설 때 역시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져 수요 분산이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었던 만큼 교통망 대책이 포함됐다.

교통망 대책의 핵심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다. 네 곳의 3기 신도시는 예상대로 GTX 등 광역교통망 중심으로 신규 택지를 선정했다는 풀이다. 정부는 광역교통망 구축으로 서울 도심권에 30분 내 접근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서울 도심권에 30분으로 접근이 가능한 도시다. 택지 네 곳은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로 서울과 연접하거나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며 “GTX 등 광역 교통망을 충분히 갖춰서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출퇴근이 가능한 도시로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경기 양주 덕정에서 수원을 잇는 GTX-C노선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또 파주 운정에서 화성 동탄 신도시를 잇는 GTX-A노선은 연내 착공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 송도에서 남양주 마석을 잇는 GTX-B는 인천시가 현재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예타 면제를 신청해 놓고 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권은 “(3기 신도시) 대책의 핵심은 주택공급에 앞서 교통 인프라를 조기에 구축하겠다는 점”이라면서 “예산 상의 문제로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이지만 GTX B, C노선을 비롯해 철도 및 도로 인프라 발주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바라봤다. 

또한 “3기 신도시의 자족기능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판교와 마찬가지로 상업시설 발주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부동산 정책은 수요 억제 일변도에서 벗어나서 공급 확대를 동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새 아파트 공급이 본격화하면 부동산시장에서는 집값 조정 기대 심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신도시와 비교해 서울 가까운 곳에 새 아파트가 공급되기 때문에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3기 신도시가 기존 신도시보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고 새 아파트이기 때문에 예상보다 많은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 강남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분당과 판교 등 신도시를 공급했지만 수요가 몰리면서 오히려 두 지역 모두 집값이 상승한 바 있다. 

때문에 정부는 대규모 택지 주변지역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조기 지정하고 최대 5년간 토지 소유권 및 지상권 등 투기성 토지거래를 차단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개발예정지역 인근 집값이 상승할 경우 규제지역을 추가지정하고 필요에 따라 세무조사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3기 신도시 공급으로 집값 안정화가 이어질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복안대로 서울 수요가 분산되면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긍정론과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확신할 수 없다는 부정론이 교차한다. 

조정국면 들어가나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지역 주택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접근성 좋은 3기 신도시 지역으로 설정돼 분산효과는 있겠지만, 서울로 연결될 광역교통망 구축의 속도가 성공(서울 주택수요 분산효과)여부를 결정 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의 인구 및 주택수요 집중화 현상이 지속돼 지방의 부동산 시장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또한 대출규제, 세금중과, 금리인상, 입주물량이라는 네 가지 악재로 국내 부동산 전반적으로 올해 조정국면에서 2019년 침체기로 접어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규제와 공급 처방까지 시작돼 집값 안정 국면이 예상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교통망 조성사업이 본격화되면 수도권에서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아져 서울 주택수요를 분산시키고 수도권 주택시장은 조정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부에서는 “광명·시흥이나 하남 감북 등 유력한 택지 후보지로 거론됐던 곳과 비교하면 서울과의 거리가 먼 편에 속해, 수요 분산이 적을 수 있다”거나 “서울의 인기 지역은 여전히 수요가 많아 중장기적으로는 집값 상승 여지가 적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반대로 신도시가 조성되어 입주하기까지 최소 7~8년이 필오해 집값을 당장 끌어내리지는 못하겠지만, 중ㆍ장기적 효과는 거둘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3기 신도시 건설과 집값 안정이 성공하려면 주택 공급과 교통망 확충, 자족기능 마련이 속도감 있게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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