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를 바라보는 4가지 시선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에 대한 공격이 심심치 않다. 하는 사업마다 구설수에 오르는 것은 물론 가족 챙기기 의혹까지 그 영역도 가지가지다. 정 부회장이 투명경영을 주창하며 트위터 경영을 하지만 이마저도 팔로우(트위터 이용자)들에게 공격당하기 일쑤다. 일각에선 특권층에 대한 마녀사냥이라며 옹호하는 입장을 보이기도 하지만 하는 짓마다 미운털이 박힌 것이 아니냐는 말들도 나온다. 정 부회장을 바라보는 4가지 시선들을 알아본다.


시선1 트위터의 눈 소통경영일까?

정 부회장과 관련, 설전이 제일 많은 곳은 트위터상에서다. 정 부회장이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마다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최근에는 나우콤 문용석 대표와 반말 설전을 벌였다. 문 대표는 신세계 그룹이 중소상인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게 대기업이 할 일 이냐"며 신세계의 기업형 슈퍼 확장이 구멍가게를 울리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슈퍼 개점해서 구멍가게 울리는 짓이나 하지 말기를…그게 대기업이 할 일이니?”라고 반말조로 댓글을 달았다.

이에 정 회장도 “‘attitude!!!’라는 글을 올려 예의를 지켜줄 것을 요구했고, 나우콤 문용식 대표님이 저에게 보내신 트윗입니다. 마지막 반말하신 건 오타겠죠?”라고 대응하며 설전을 이어갔다.

결국 문 대표가 반말투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나타냈고, 정 부회장도 자세를 낮추면서 진정됐다. 하지만 다른 논객과 트위터 사용자들이 논란에 가세하면서 논쟁은 또 다른 불씨를 만들었다. 여전히 정 부회장에게 중소상인들은 설움을 피력하며 그를 공격한다.


시선2 경제인의 눈 회사 기회 유용 논란

공격대상 중 가장 많은 이슈가 만들어지는 것은 신세계 주요계열사인 이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피자’다. 대기업이 피자사업까지 진출하고, 가격을 일반 피자 가게에 비해 현저히 낮게 책정함에 따라 그 피해를 고스란히 피자 사업자들이 떠안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새로운 사실이 추가로 알려지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중이다.

이마트 피자를 만드는 곳은 조선호텔 베이커리. 신세계 정 부회장의 동생 유경 씨의 개인 회사다. 동생을 챙기기 위해 골목상권을 다 죽이고 있다는 극단적인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씨도 이마트피자의 판매회사가 정 부회장 동생의 소유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동생 회사에 특혜를 줬기 때문에 정작 신세계 이마트 주주들에게는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한다.

중소상인들의 반발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신세계의 SSM(기업형슈퍼마켓)사업 진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알리는 시위가 연일 열리고 있다.


시선3 검찰의 눈 센텀시티점 파장 주목

검찰도 신세계를 예의주시중이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준공검사 과정에서 시공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전·현직 소방간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부산지검 특수부(김재구 부장검사)는 지난 달 23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준공검사 때 편의를 봐주고 시공사인 신세계건설로부터 현금과 상품권 등 14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전 해운대소방서장 이모(54)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신세계건설이 백화점 준공허가를 위해 필요한 소방시설 완공필증 등을 받고 각종 단속을 무마하기 위해 5천만 원 이하의 상품권과 현금 등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회사 관계자와 해당 소방공무원들을 잇달아 소환했으며 이들의 금품제공 및 수수 경위에 대한 혐의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 이 수사가 모 기업까지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선4 동종업계의 눈 “뻥~ 치시네!”

신세계백화점이 개점 8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광고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이마저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동종업계 관계자들이 신세계 개점 80주년이 맞는지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의 기원은 1930년 주한 일본인들이 창립한 미쓰코시백화점이다. 미쓰코시백화점은 해방 이후 한국에서 철수했고 그 자리에 한 백화점이 들어섰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은 1963년 이 백화점을 인수해 신세계백화점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신세계와 미쓰코시백화점 사이에는 아무런 연속성이 없는 셈이다.

그러나 2000년 10월에 발간된 ‘신세계 개점 70주년 화보집’에는 개점 기념일이 1930년 10월24일로 뒤바뀐다.

신세계 홈페이지에는 설립일자를 1955년 12월9일로 기록하고 있는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는 설립일자를 빼고 “1930년 10월24일 일본 미쓰코시 백화점 경성지점으로 개점”을 기원으로 잡고 있다. 신세계는 이와 관련 ‘창립’이 아니라 ‘개점’이라는 표현을 썼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 한 관계자는 “그렇다면 창립도 하기 전에 개점을 했다는 말인데 앞뒤가 맞지 않을뿐더러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을 속이는 일이고 명백한 과장광고”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 부회장에 대한 잦은 질타와 관련 좌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특권층에 대한 시기라는 옹호론이 함께 존재하는 가운데, 정 부회장은 잦은 질타에도 불구 “그래도 나는 트위터를 할 것이고, 내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굽히지 않는다.

[이범희 기] skycro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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