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흔들 금감원…무슨 일이
연초부터 흔들 금감원…무슨 일이
  • 이범희 기자
  • 입력 2019-01-08 09:08
  • 승인 2019.01.11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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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종합검사·공공기관 지정 '삼·중·고'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금융감독원을 이끄는 윤석헌호(虎)가 연초부터 시끄럽다. 공공기관 지정 문제가 또 다시 금융위원회 반대에 부딪친 가운데 종합검사 부활을 놓고도 마찰이 예상된다.

엎친데덮친겪으로 윤 원장 취임 후 첫 임원인사가 발표됐는데 반발기류가 감지되면서 안팎에서 잡음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헌 첫 간부인사에 내부 반발…부원장보 전원 사표 요구 논란
 상급기관 금융위원회와 마찰 계속...충돌 가능성에 금융권도 조심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부국장과 팀장 30명을 승진시키고 부서장의 80%를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윤 원장 취임 후 처음 실시하는 인사로 금융감독위원회가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으로 분리한 2008년 이후 최대 폭이다.

당초 예상과 달리 윤 원장이 대폭 인사에 나선 것은 내부 인사 적체로 승진이 어려운 40대 직원들의 불만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최근 예산 삭감 등으로 침체한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취지로 분석된다.

실제로 새로 승진한 30명 중 22명이 1966~1968년생으로 기존 국·실장보다 3~4살 젊어졌다. 그 대신 1963~1964년생 국·실장 30여 명은 모두 후배들에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게 됐다.

앞서 윤 원장은 부원장보 9명 전원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른바 있다. 임원 인사를 앞두고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선행조치의 성격이지만 일부 임원이 사표 제출을 거부하면서 진통을 겪었다.

임원이 원장의 일괄 사표 제출 요구를 거부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금감원은 2002년 이순철 감독·검사 총괄 부원장보가 사표 제출을 거부하고 금감원 잔류 의사를 표명하자 업무에서 배제한 바 있다.

임기 보장 가능?

금감원 안팎에서는 윤 원장이 국·실장 인사를 통해 과감한 세대교체 의지를 드러낸 만큼 부원장보 인사도 곧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한다.

윤 원장이 청와대의 검증이 필요한 임원 인사에 앞서 이례적으로 국·실장 인사를 먼저 실시한 것도 부원장보들의 용퇴를 독려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임원 인사로 일부 반발이 있지만 국실장 인사를 통해 원장이 세대교체 의지를 피력한 만큼 임원들도 후배들을 위해 물러날 수 있다는 마음을 앞서 가져주길 바랄 것”이라며 “인사 숨통을 틔우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이에 대한 원장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퇴직한 금감원 한 임원은 “법에 명시된 내 임기가 유명무실해졌고 정권 교체 앞에서 임원들은 무력해진 심정으로 사표를 제출했다”며 “재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감원은 임기를 남겨둔 임원들의 용퇴를 종용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설치법으로 정해진 임기 3년이다.

1999년에 설립된 금감원은 역대 117명의 임원들이 거쳤지만 이중 법상 임기 3년을 채운 임원은 모두 20명에 불과했다. 임기를 채운 원장도 12명중 고작 2명이다.

6일 EBN이 금감원 연차보고서와 포털 사이트 정보를 분석한 결과 금감원을 거쳐 간 원장은 총 12명으로 평균 임기는 약 1년 8개월에 달했다.

이들 중 법상 임기(3년)를 채운 원장은 윤증현 전 원장, 김종창 전 원장 등 두 명에 불과했다. 진웅섭 전 원장은 2년10개월간 재직했으며, 이근영 전 원장이 2년8개월 근무했다. 초대 금감원장인 이헌재 전 원장도 재직기간은 1년이다.
감사와 수석부원장, 그리고 부원장 및 부원장보 상당수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역대 부원장 23명 중 임기를 채운 사람은 5명(정기홍·오갑수·김중회·전홍렬·이우철)이다. 특히 김중회 전 부원장은 임기를 초과(3년 4개월)해 재직했다. 강병호·박세춘·이동엽 전 부원장도 각각 2년 11개월간 재직해 임기에 근접했다. 역대 부원장 23명의 평균 재직기간은 1년 11개월이다. 

공공기관 확정 유보

한편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올해로 미뤄둔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따라서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도 이달 중 판명난다. 하지만 금융위가 지난달 말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공운위는 지난해에도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다만 금융위와 금감원, 국회 정무위원회이 반대 의견을 내 지정을 유보하는 대신 공공기관 수준의 경영공시 등 개선 방안을 이행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을 산하로 두고 싶은 금융위 입장에선 당연히 공공기관 지정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지난해 윤 원장 취임 후 2015년 폐지했던 종합검사제를 유인부합적 방식으로 부활시키겠다고 공식화했다. 지난해 4분기 시범운영을 거쳤고, 올해도 20개 안팎의 금융사가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즉시연금 일괄지급 권고를 거부한 삼성생명이 종합검사 대상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보복성 조사 논란이 불거졌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말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일을 일부러 하겠다는 것"이라며 "종합검사라는 칼을 들고 나와 겁을 주면 기업들이 당해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종합검사 논란에 금감원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6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2019년 검사계획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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