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4.3 재보선, 확정 ‘2곳’ 최대 ‘9곳’… 문재인 정부 평가 ‘가늠자’
[심층취재] 4.3 재보선, 확정 ‘2곳’ 최대 ‘9곳’… 문재인 정부 평가 ‘가늠자’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9-01-18 14:47
  • 승인 2019.01.18 14:58
  • 호수 129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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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3년 차를 맞은 올해 여야 간 첫 승부처는 4.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다. 여권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의 당 지지율이 나란히 집권 이후 최저치를 맴도는 만큼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반면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반에 있는 선거로 2020년 총선의 가늠자 의미도 가진 만큼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내세워 필승을 기하는 모양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새 지도부가 꾸려진 직후 치러지는 선거이므로 더욱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재보선 확정 지역은 비록 2곳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많게는 9곳까지 늘어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추가 지역이 생겨도 12곳에 달한 작년 6월 재보선과 같은 미니 총선급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확정된 2곳 모두 부산ㆍ경남(PK)이다. 영남이라는 지역 특수성 때문에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에도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재보궐 확정 2곳 모두 경남·부산, ‘PK 민심’ 향배 주목
- 한국당, 새 지도부 꾸려진 직후 치러져… PK 탈환 ‘노심초사’

현재 재보궐 선거가 확정된 두 곳은 모두 부산·경남지역구PK다. 지난해 7월 사망한 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성산과 지난해 12월 의원직을 상실한 이군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통영·고성이다.

최대 격전지 경남 창원·성산,
진보 진영 ‘단일화’가 최대 변수

4·3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는 노 전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성산이 될 것이란 데 이견이 없다. 정의당은 일찌감치 지역 사수를 내걸고 여영국 경남도당위원장의 출마를 확정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승리를 정의당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창원·성산에서 치러지는 오는 4월 보궐선거는 기득권 세력의 부활이냐, 개혁의 사수냐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정의당은 이번 승리를 통해 무산되었던 공동교섭단체를 다시 재구성하겠다”고 했다.

특히 이 대표는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 복원에 나서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이 대표는 “일단 우리가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했고, 또 한 석이 부족해서 깨진 상황이기 때문에 만약 공동교섭단체를 다시 구성한다면 민주평화당과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경남 창원·성산 지역 보궐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단일화’다. 진보 진영이 과거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불모지인 영남권에서 3번의 진보 국회의원을 배출한 바 있기 때문. 故 노회찬 의원도 20대 총선 당시 손석형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당선됐다. 반면 19대 때는 진보진영의 단일화 실패로 당시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가 승리했다. 결국 진보진영의 ‘단일화’ 여부가 창원 성산구 선거 결과를 결정짓는 중심축인 셈이다.

이밖에도 진행 중인 재판에 따라 재보선은 늘어날 수 있다. 현재 1심에서 당선무효나 의원직상실형을 받은 의원은 7명이다. 이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 최경환(경북 경산)·이우현(경기 용인갑) 한국당 의원이 각각 2심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대법원 재판 진행 일정에 따라 재보선 지역으로 추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 중인 엄용수(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이완영(경북 고령·성주·칠곡)·홍일표(인천 미추홀갑)·황영철(강원 홍천ㆍ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재) 한국당 의원과 방송법 위반혐의인 이정현(전남 순천) 무소속 의원 등 5명은 1심에서 당선무효 또는 의원직상실형을 선고 받고 상고절차가 진행 중이다. 선거일 30일 전인 3월 4일까지 형이 확정되면 재보선이 치러진다.

민주당 “대약진 재현”
 vs 한국당 “해볼 만”

한편 여야 정치권은 지금까지 재보선이 확정된 곳이 PK 두 곳에 불과하더라도 지역 특수성 때문에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PK는 민주당이 2012년 총선 때부터 끊임없이 진출을 시도했던 지역으로,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오거돈 부산시장을 당선시키며 확장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민주당은 다시 ‘민주당 대세론’을 입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창원 성산은 노회찬 전 의원의 영향력이 막강했던 곳이고 통영·고성은 대표적 약세 지역으로 꼽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영남 지역은 최근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 폭이 가장 컸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지금 중앙당 차원에서 선거 준비에 착수했다고 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면서 “해당 지역 도당과 긴밀히 협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2곳을 모두 확보해 지방선거 패배를 말끔히 씻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창원·성산 지역은 한국당 내부에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역구 사수’에 나선 정의당과 지난해 지방선거 돌풍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집권 여당이 각각 후보를 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남 통영·고성은 전통적인 보수 텃밭 중 하나로 지난 20대 총선에서 이군현 전 의원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투표 당선된 곳이다. 민주당이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와 부산시장을 배출하고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경남 김해을을 사수하는 이례적 성과를 냈지만 최근 지역 분위기가 역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약 한국당이 통영·고성을 수성하고 창원·성산까지 가져가며 PK 민심 탈환을 증명하면 여권엔 치명적이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한국당 등 보수 야당에 속한 중도 성향 인사들이 21대 총선을 겨냥해 둥지를 옮기려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