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남상태 사장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남 사장은 지난 12일 ‘파즈폴로 FPSO’ 명명식에 참석한 후 마련한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수주 110억 달러, 매출 10조 원, 영업이익 1조 원 등 경영 목표를 비롯해 오는 2020년까지 매출 40조 원을 달성한다는 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그러나 남 사장의 이런 비전의 먹구름이 끼었다.

지난 19일 신대식 전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은 남 사장과 윤석용 전 인사담당 상무 등을 업무방해와 위증 및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신 전 실장은 “감사위원회와 이사회의 결의 없이 감사실을 폐지하고 감사실장을 인사1팀으로 대기발령했다”면서 “이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의 임직원 비리를 파헤치던 직무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고소배경을 밝혔다.

그는 또 “윤석용 전 상무는 감사실 폐지와 징계 경위 등에 관해 법정에서 허위사실을 증언하여 위증하였을 뿐만 아니라, 고소인이 한 달의 근무일수 대부분을 출장 갔다는 허위사실을 주장하게 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고소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신 전 실장은 고소장에서 “대우조선 해양의 대표이사 남상태 등은 2008년 9월 3일 대우조선해양의 정관 및 감사위원회 운영규정에 의하여 설치된 회사 내 기구인 감사실을 감사위원회 및 이사회의 결의 없이 마음대로 폐지하고, 이를 이유로 본인을 대기 발령했다”고 밝혔다.

신 전 실장은 “(이재오 특임장관의) 청문회에 나와 대우조선해양 관련 각종 의혹들을 제보했다는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 등의 주장에 ‘제가 스스로 제보를 한 적은 없고, 언론 취재에 간단히 사실 확인만 응해 줬을 뿐’이라고 말했는데도 (대우조선해양 측은) ‘신대식 씨가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등 청구 소송에서 유리한 판결을 얻기 위해 근거 없는 음해성 소문들을 퍼뜨린다’는 취지로 (남상태 사장이 신 전 실장을)고소 했다”며 “본인은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이른바 ‘로비몸통’ 의혹제기 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음해성 제보와 소문 등을 퍼뜨렸다는 것은 그야말로 근거 없이 대우조선해양과 남상태 사장이 떠드는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 본인은 그러한 사실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감사실이 폐지 됐다고 하는데, 업무에 대한 이름을 붙이기 마련이다”며 “업무 방해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신 전 실장이 제기한 고문 영입과 관련해 “고문 인원수가 정해진 것은 아니며, 신 전 실장을 내쫓기 위해 고문을 영입한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피소와 관련해 대운조선해양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외국인 산업연수생들의 보통예금계좌를 지급정지 요청한 것과 관련해 파장(본지보도 873호)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런 일이 생겼기 때문. 이와 관련해 사측은 “계속되는 언론 노출이 회사 이미지에 좋을 리 없다”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지난 12일 남 사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직접 “조사결과 관련자들이 모두 무혐의 등 전혀 사실 무근인 것으로 드러나 거의 일단락된 사건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신 전 실장의 맞고소로 진실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신 전 실장은 “대우조선해양의 각종 비리 의혹 등을 추가 고발할 것”이라고 예고해 향후 남 사장의 행보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영 기자] sky1377@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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