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여성 혐오와 남성 혐오 등 혐오 발언으로 명예훼손을 저지를 경우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법원은 검토 과정을 거쳐 다음달 말 최종 양형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12일 법원에 의하면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전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법 중회의실에서 진행된 제14차 대법원 양형위원회 공청회에서 이같은 의견을 받아들였다.

공청회에선 명예훼손, 유사수신 행위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관련 양형기준안에 대해 각계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명예훼손죄 지정토론자로 출석한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성별·장애·종교·나이·출신지·인종·성적지향 등 차별금지 사유 관련 혐오 표현으로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한 경우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공인이나 공적 사안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는 감경적 양형요소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이는 명예훼손죄는 피해자 상황에 따라 해악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특수성을 감안하자는 맥락이다.

최정민 변호사는 인터넷상에 글이 유포된 경우 가중인자로 반영해야 한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와 더불어 피해자가 엄벌을 요청하는 경우 집행유예 선고에 앞서 부정적 참작 사유로 고려하자는 요구를 내비췄다.

유사수신 범죄에선 특별감경인자로 고려하는 범행 가담 및 동기나 단순가담 여부에 대해 적용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도 등장했다.

보이스피싱 관련 범죄는 생계형 범죄를 감경인자로 규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전해졌다.

양형위원회는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다음달 25일 예정된 제93차 전체회의에서 명예훼손죄 등 범죄 양형기준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