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고용 보장' vs '잉여인력 전환배치' 노사 충돌

울산 1공장 인원감축 문제로 노사갈등을 빚으며 신차 벨로스터와 신형 엑센트 생산이 중단된 현대차가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잉여인력 전환 배치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윤여철(사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29일 경기도 화성시 롤링힐스에서 열린 '동반성장 및 공정거래 협약 선포식'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노조가 생산 인력을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다른 공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노조에 끌려 다니지 않고 원칙대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울산 1공장에서 올해 출시한 벨로스터와 신형 엑센트를 생산하는데 노조와 생산 인력 투입 문제로 갈등을 겪으면서 2개월 이상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1공장 11라인은 지난 1월13일, 12라인은 1월24일부터 멈춰 선 것으로 알려졌다. 1공장 11라인은 기존 베르나와 클릭에서 엑센트와 벨로스터, 12라인은 베르나에서 엑센트로 생산차종이 변경됐다. 현재는 11라인 중 엑센트만 생산되고 11라인 벨로스터와 12라인 엑센트는 멈춰 서 있다. 전체 가동률은 33.3%다.

이로 인해 신차 벨로스터는 6200여대, 신형 엑센트는 12만5500여대의 내수와 수출 물량이 적체돼 있다. 벨로스터는 출시 이후 단 한 대도 고객에게 인도되지 못했다.

문제가 된 것은 맨아워 협상이다. 이는 신차 및 부분변경 모델 투입 시 생산에 필요한 적정 인원수를 사전에 결정하는 노사간 협의를 말한다.

회사 측은 1공장 후속 차종(벨로스터, 엑센트)이 차량 생산기술 향상, 모듈화, 자동화 등으로 인해 기존 차종(클릭, 베르나)보다 생산효율성이 높아지고 작업시간도 줄어든 만큼 인원을 줄여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1공장 대의원회는 하청(비정규직)을 포함한 모든 인원의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는 '총고용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회사와 울산 1공장 대의원회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윤 부회장은 "지난 2006년 아반떼HD 출시 당시에도 인력 문제로 3개월가량 신차 출시가 지연됐지만 원칙대로 맞섰다"며 잉여 인력 전환 배치 계획을 바꿀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현대차 울산 1공장은 지난해 말 비정규직 노조 점거농성 파업으로 신형 엑센트의 신차 효과를 보지 못한 곳이다. 지난 2004년(투산)과 2006년(아반떼HD·제네시스)에도 인력 투입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어 신차 투입이 지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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