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보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이번 주에도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4일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만 급등으로 인한 피로감 때문에 상승 탄력은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변수로는 유럽 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여부와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들 수 있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코스피는 보름 동안 장중 기준으로 12.69%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간으로도 3월 중 8.63% 상승하면서 2009년 7월 12.03%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삼성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보름 동안 코스피가 240포인트 가량 올랐기 때문에 숨고르기 가능성이 있지만 상승 흐름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승 탄력은 약화될 수 있지만 일본과 중동발 악재 완화에 따른 추세적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연초에는 외국인들이 일정 부분 차익 실현이 예상됐지만 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돌아섰다"며 "외국인들의 매수 강도가 확대하는 상황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 류용석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7거래일 연속 1포인트도 빠지지 않고 상승하면서 기술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에 조정을 전망할 수도 있지만 외국인들의 매수 속도가 줄어들지 않으면 조정 없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기존 경기 모멘텀이 미국과 중국에만 있었다면 이제는 이머징 마켓의 경기 모멘텀이 살아나면서 두 바퀴로 갈 것"이라며 "이번 주에는 2160~2170포인트 정도까지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김철중 연구원은 "다시 이머징 마켓으로 자금 유입이 시작되면서 코스피는 전고점을 상향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주 예상 코스피를 2080~2150포인트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14영업일째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이트레이드증권 민상일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이 아시아를 같이 산다면 아시아 성장 기대를 반영한 것이지만 한국 증시만 산다면 지속성이 고민"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보다 외국인 매수의 토대가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동사태와 일본 원전사고, 한국의 강하지 않은 경기모멘텀 등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을 제한할 요인"이라며 "외국인 매수강도는 점차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주 초반은 개선된 미국 고용의 영향 속에 상승 폭이 확대될 수 있지만 이후에는 실적 발표를 기다리며 상승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주에는 7일로 예정된 유럽 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여부가 주목된다. 시중에서는 ECB가 기준금리를 1.00%에서 1.25%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정유정 연구원은 "유럽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경우 미국에서도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논의가 일어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달러화 반등이 일어날 수 있다"며 "다만 달러 가치 반등은 신흥국에서 유동성 회수가 아니라 인플레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자금 유출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7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도 관전 포인트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이 순이익 전망치가 하향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IT 비중이 높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폭을 제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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