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슈퍼 주총데이’ 엔 무슨 일이?
다가오는 '슈퍼 주총데이’ 엔 무슨 일이?
  • 이종혁 기자
  • 입력 2019-02-19 10:42
  • 승인 2019.02.19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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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사내이사 선임, 스튜어드코드십 등 관전포인트

3월 정기 주주총회 풍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들이 한날한시에 주총을 여는 ‘슈퍼 주총데이’ 관행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들의 스튜어드코드십 강화가 화두로 부상하고 있어 어느 해보다도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오너 일가의 이사회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연임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재계 안팎에선 이번 주총이 주주권 행사를 통해 총수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시금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용 정의선 등 재선임 결정 여부 '주목'
내달 27일 200여 개 기업 주주총회 열 예정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총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 상정 여부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사의 임기가 3년을 초과할 수 없는 상법에 따라 이 부회장의 임기는 오는 10월 26일 만료된다.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려면 재선임 절차가 필요한데, 오는 3월 주총은 임기 내 열리는 마지막 정기 주총이다.

재계는 당장 이번 주총에서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삼성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 농단 사건 상고심이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결론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재판 전에 무리하게 재선임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8.95%)이 최근 경영권 참여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국민연금은 작년 3월 주총에서 '국정 농단 사건 감독의무 소홀'을 이유로 이상훈 이사회 의장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주총에는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3명의 신규 선임 혹은 재선임, 재무제표·이사 보수한도 승인과 같은 비교적 무난한 안건이 주로 다뤄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정몽구 회장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임기가 끝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 사내이사, 기아차 기타 비상무이사 임기가 종료된다.

LG그룹의 경우 구본준 부회장 행보가 관심사다. LG전자 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구 부회장은 이번 주총을 끝으로 고문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LG그룹 내 화두인 계열분리 움직임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는데,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여부가 관심사다. 최근 국민연금은 SK 계열사에 반대표를 많이 던졌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변경에 대해 과다지급을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했고, SK 사내이사 선임과 SK텔레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에도 반대한 바 있다.

행동주의펀드 주목해야 

올해 주총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한진그룹 계열사들이다.

지주회사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와 3대 주주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앞서 KCGI는 한진에 추천 사외이사 2명이 포함된 지배구조위원회 설치를 요구했고 국민연금은 한진칼에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통보했다.

정관변경 안건이 통과되면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양호 회장은 재판 결과에 따라 등기이사에서 배제된다.

이 밖에 한화는 집행유예가 만료된 김승연 회장의 계열사 복귀가 주요 이슈다.

올해 주총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 중에서 '오너 갑질' 등으로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거나 지배구조 등에 문제가 있는 기업 등이 국민연금의 경영 견제를 받을 전망이다.

이미 국민연금은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한진그룹을 시작으로 강도 높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으로부터 저배당을 지적받아온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스스로 배당확대 정책을 수립하면서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을 하지 않기로 하는 사례도 나왔다.

이에따라 주총 시즌이 본격화되면 국민연금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지만 일각에선 그 실효성에 대한 물음표를 제기한다.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막강할 경우 국민연금이 기관 등 다른 주요주주들과 연대를 한다고 해도 주총 안건 하나 제대로 막기 힘든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상장·코스닥協 분산노력 불구

앞서 금융당국은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 제도 폐지와 맞물려 주주들의 주총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주주총회의 분산개최 유도에 나섰다.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 시 벌점을 깎아주고, 사외이사ㆍ감사위원회위원 미선임으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에서도 제외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주총 집중예상일을 미리 고지해 상장사들이 해당 날짜를 피하도록 했다.

그러나 상장사들의 주주총회가 특정일에 몰리는 ‘슈퍼 주총’ 문제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투자자의 참여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돼왔지만 슈퍼 주총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특히 일부 대기업은 주총이 몰리는 걸 피하지 않는다. 주총이 몰리면 소액주주의 참여와 주주권 행사가 어려운데, 기업 입장에선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어서다.

반면 섀도보팅 폐지 여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코스닥 기업 위주로 슈퍼 주총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감사 선임에 실패하는 등 안건 처리마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코스닥협회 관계자는 “회원 상장사들이 섀도보팅 폐지로 주총 의결 정족수를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주주들을 모으기 어려운 주총 집중일은 자발적으로 피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밝혔다.

상장사 관계자는 “결산과 감사 일정 등을 고려하면 주총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사실상 3월 중순 이후밖에 없다. 몇 개 안 되는 날짜에 수천 개의 기업들이 몰리다보니 분산해도 어쩔 수 없이 쏠림 현상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주주총회 분산프로그램 이행 성과 미약
한 달 앞둔 시점에 일정 변경 쉽지 않아

한편 17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27일이 기업들 주총 일정이 몰리는 ‘슈퍼 주총데이’가 될 전망이다. 지난 15일 기준 3월 27일 정기 주총을 예고한 기업은 223개사(유가증권시장 80개, 코스닥시장 143개)에 달한다. 그다음으로 3월 26일(180개사), 29일(86개사), 22일(84개사), 21일(72개사), 15일(69개사) 등이 많은 기업의 주총이 몰린 날이다.

 

 

이종혁 기자 lj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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