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시간 강도 높은 조사...담 회장, 비자금 조성 혐의 부인

검찰이 회사 돈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는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을 23일 소환, 20여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이날 오전 9시부터 24일 오전 5시께까지 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와 사용처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에 따르면 담 회장은 이날 검찰이 통보한 출석 시간(오전 9시30분)보다 이른 오전 9시께 변호인과 함께 자진 출석해 20여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담 회장은 조사를 마치고 귀가를 하며 비자금 조성사실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일이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담 회장이 그룹 전략담당 사장 조모씨와 온미디어 전 대표 김모씨 등을 통해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담 회장이 조씨에게 비자금 조성을 지시한 후 조성계획과 현황 등을 보고 받은 것으로 판단, 담 회장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을 승인 및 지시 여부와 함께 구체적인 사용처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또 검찰은 담 회장 자택 압수수색을 통해 발견 된 고가의 그림 유통 경로 및 자금 내역 등에 대해서도 집중 캐물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담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회사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를 확보, 수사를 진행해 왔다.

아울러 검찰은 담 회장 자택에서 발견된 고가의 그림 10여점이 비자금 조성에 활용됐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그림의 유통 경로 등을 추적을 해왔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바탕으로 한 두 차례 더 소환 조사를 한 뒤 담 회장의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하는 한편, 부인인 이화경 그룹 사장 소환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 12일 서울 청담동 고급 빌라인 '청담마크힐스'를 건설하면서 허위·이중 매매계약으로 부동산 매매대금 차액 40억원을 횡령하고 그룹의 위장 계열사에서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 등)로 조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지난 6일 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으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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