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 재혼한지 20일 만에 아내‧차량 바다에 빠뜨린 50대
[사건파일] 재혼한지 20일 만에 아내‧차량 바다에 빠뜨린 50대
  • 조택영 기자
  • 입력 2019-03-14 22:58
  • 승인 2019.03.14 23:25
  • 호수 1298
  • 2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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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억5000만 원 보험금 노려···과거엔 ‘금고털이범’
여수해양경찰서(서장 장인식)는 지난해 12월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가 타고 있는 자동차를 고의로 바다에 추락시켜 살해한 혐의로 A(50)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여수시 금오도 내 모 선착장에서 추락한 A씨 승용차를 인양하고 있는 모습. [사진=여수해경 제공]
여수해양경찰서(서장 장인식)는 지난해 12월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가 타고 있는 자동차를 고의로 바다에 추락시켜 살해한 혐의로 A(50)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여수시 금오도 내 모 선착장에서 추락한 A씨 승용차를 인양하고 있는 모습. [사진=여수해경 제공]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재혼한지 20일 만에 아내가 탄 차량을 섬 선착장에서 바다에 추락시키고 유유히 현장을 벗어난 인면수심 50대의 범죄 행각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새해 일출을 보러 간 섬마을에서 아내를 차량과 함께 차가운 겨울바다로 추락케 한 동기가 175000만 원의 보험금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해경의 수사 결과에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는 형국이다.

구조대, 현장 도착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회생 불가

차량 해상 추락태연하게 지켜본 남편···첫 신고는 아내가

여수해양경찰서는 자신의 승용차를 고의로 바다에 추락시켜 타고 있던 아내 B(47)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A(50)씨를 구속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31일 오후 10시경 여수시 금오도 직포 선착장에서 아내가 타고 있던 제네시스 차량을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뒤 거액의 보험금 175000만 원을 받으려 한 혐의(살인 및 차량매몰)를 받는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차량을 인양한 해경은 단순한 차량 추락사고가 아닌 사고를 가장한 살인사건으로 의심해볼 만한 증거를 몇 가지 찾아냈다.

한겨울 추위인데

뒷좌석 창문 열었다?

A씨는 섬 선착장 경사로 방지턱에 차량이 부딪치는 바람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 나온 사이 차가 바다로 미끄러졌다고 사고 정황을 진술하면서 혐의를 부인했으나 인양한 차량에는 페달식 주차 브레이크가 채워져 있지 않았고 기어가 중립(N)에 놓여 있었다.

수십 년간 자동차 관련 업종에서 일하기도 했던 A씨가 접촉사고 후 기어와 주차 브레이크를 제대로 채우지 않았다는 것을 해경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한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12월의 마지막 날인데도 차량 뒷좌석의 유리 창문이 조금 열려 있었던 것 또한 바닷물이 빨리 들어오게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A씨는 지난해 8B씨와 처음 만나 교재를 시작한 뒤 한 달 만에 보험 5개를 가입했다. 사건 발생 20일전 B씨와 재혼한 후 보험금 수령자가 돌연 자신으로 변경된 것은 보험금을 노렸다는 의심을 떨칠 수 없는 대목이다. 물에 빠진 제네시스 승용차도 A씨와 만나고 한 달 만인 9월 초에 중고로 구입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가입된 보험을 아내 명의로 돌린 뒤 이틀 만에 동생 이름으로 변경한 것도 의심을 샀다.

범행 장소

사전 답사도

A씨와 B씨는 지난해 8월 여수시 국동의 한 식당에서 처음 만났다. A씨는 9월 초 제네시스 승용차를 중고로 구매했고 10월과 11월 집중적으로 보험에 가입했다. 사건 발생 일주일 전에는 범행 장소를 사전 답사했던 것도 확인됐다.

이 사건이 사고사로 판명 날 경우 A씨는 아내의 사망 보험금으로 1750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A씨는 해경의 수사 과정에서 시종일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기간에 가입한 거액의 보험금과 수십 년 차량업계에서 일한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차량의 잠금장치를 다루지 못한 점 등 정황에서 A씨의 혐의부인은 설득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해경은 판단했다.

사고 당시 때만 해도 다급한 목소리로 119를 통해 해경에 구조를 요청한 사람은 차안에 타고 있었던 B씨였다는 사실이 충격을 안긴다. B씨는 사고 신고를 했지만 차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회생하지 못했다.

A씨도 사고 후 차가 바다로 빠져들자 민박집으로 가서 해경에 “(차가) 갑자기 추락했다고 신고했다. 신고 전에는 차량이 해상에 추락하는 것을 태연하게 지켜보는 모습이 주변 CCTV에 찍혔다. CCTV에서 A씨는 신고를 요청하기 위해 민박집을 향하던 모습이 느긋해 보이기도 했다.

여수해경의 집요한 수사로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가 탑승한 차량을 바다에 추락시킨 50대 구속이라는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보험금을 타기 위해 B씨에게 일부러 접근해 재혼까지 했는지, 보험금 수령이 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는지 등은 자세한 검찰 조사가 이뤄져야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량이 갑자기 바다에 빠졌을 뿐,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사고를 조작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A씨가 사고에 앞서 차량을 일부러 선착장 경사로 방지턱에 부딪친 뒤 확인을 하는 것처럼 하기 위해 차량에서 나왔다. 이어 차량을 밀어 바다에 빠뜨린 뒤 갑자기 추락했다고 해경에 신고했다면서 사고 발생 초기부터 단순 추락사건으로 보지 않고 수사본부를 꾸려 10여 차례 현장을 방문하고 증거를 수집해 범행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결국 A씨가 아내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지난 12일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A씨는 앞서 지난 2012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여수우체국 금고털이범 중 한 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212월 경찰관과 짜고 여수 산단 외곽의 우체국 금고에서 현금 5200만 원을 훔쳐 징역 26월을 복역한 바 있다. 해경은 이번 사건으로 A씨의 전과기록을 확인해보니 동일 인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