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이어 우리들병원 부실 대출수사도 관리 의혹

버닝썬 [뉴시스]
버닝썬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승리의 버닝썬 사건은 경찰 유착의 전형이다. 서울 시내의 클럽에서 폭행, 성접대, 불법촬영물 유포, 탈세, 마약 등의 불법행위가 버젓이 일어나는 범죄종합세트였지만 경찰 유착으로 인해 모든 범죄가 감춰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두 달 정도 진행된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다. 

 

윤 총경, 노무현·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근무
불법행위 눈 감고 외압으로 수사 막았나?

 

‘버닝썬 사태’ 관련 구속된 사람은 가수 정준영뿐이다.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와 ‘경찰총장’ 윤모 총경에 대한 수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9일은 승리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지 19일째, 유착 의혹(공무상 기밀누설 혐의)에 휩싸인 윤 총경이 입건된 지 10일째다. 

하지만 탈세 등의 수사는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모씨는 지난달 26일 새벽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경찰의 국세청 압수수색 등의 수사가 나름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버닝썬 마약 수사와 관련해서도 이문호(29) 버닝썬 공동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긴 했지만, 경찰은 버닝썬뿐만 아니라 다른 클럽을 포함해 수십 명의 마약 혐의를 잡아낸 상태다. 또 클럽 MD 3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경찰은 불법 촬영·유포 혐의를 받는 정 씨에 대해서도 지난 14일 첫 조사를 진행한 이후 나흘 만에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정 씨는 구속됐다. 하지만 여전히 승리와 윤 총경에 대한 전망은 오리무중이다.

 

버닝썬 핵심은
승리와 윤 총경, 처벌은?

 

승리와 함께 윤 총경은 버닝썬 사건의 핵심이다. 경찰유착의 당사자로 지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에 대한 유착 의혹을 규명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경찰 명운(命運)을 수 차례 언급할 정도로 유착 의혹 해소에 전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윤 총경 신병처리 문제가 결정되지 않은 건 수사팀이 이렇다 할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총경은 경찰 조사에서 “2017~2018년 (승리와 유리홀딩스 대표 유인석 씨, 가수 최종훈 씨 등과) 수 차례 골프와 식사를 한 적이 있고, 승리의 라운지바 ‘몽키뮤지엄’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단속에 걸렸을 때 해당 사건 상황을 알아봐 준 적은 있다”고 진술하면서도 청탁 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승리 또한 “윤 총경과 밥을 먹은 적은 있지만 계산은 모두 윤 총경이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윤 총경이 ‘승리 단톡방’ 일원에게 받았다고 인정한 건 최 씨가 준 K팝 콘서트 티켓이 전부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말레이시아 주재관으로 나가 있는 윤 총경 부인인 김모 경정을 소환해 조사했다.

김 경정은 지난 이메일 조사 때와 같이 ‘공연 티켓은 받았지만 골프는 안 쳤다’는 동일한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 경정은 이날 조사에서 지난해 8월 있었던 말레이시아 K-POP 공연과 관련, 티켓을 현지매표소에서 3장 받은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유인석(34) 유리홀딩스 대표 등과 골프를 쳤다는 의혹에 대해선 여전히 부인했다.

앞서 경찰은 승리 등이 참여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 멤버였던 그룹 FT아일랜드 출신 가수 최종훈 씨로부터 “말레이시아에서 K팝 공연을 할 때 (윤 총경 측에) 공연 티켓을 구해준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현재 경찰은 지난달 19일 윤 총경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했고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어 지난 21일에는 윤 총경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윤 총경은 지난달 16일자로 경찰청 경무담당관실로 대기발령 조치한 상태다.

 

윤 총경

우리들병원 대출 문제 알았나?

 

‘청와대 경찰 문고리’로 불리며 경찰 유착의 핵심인물로 지목 받고 있는 윤 총경은 경찰대 출신으로 지난 2015년 강남경찰서에서 생안과장(경정)으로 근무한 바 있다. 

총경으로 승진한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일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경찰청 인사담당관을 지냈다. 윤 총경은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에도 청와대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윤 총경은 지난 2016년 초 지인을 통해 유 대표를 소개 받고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버닝썬 사건에서 경찰 유착의 핵심으로 지목받고 있는 윤 총경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들병원 1400억 부실대출사건에서도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간조선 지난 2월 18일자에 따르면 “청담 우리들병원이 2012년 9월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1400억원의 대출 건과 관련해 여러 의혹이 일고 있다. 대출 과정이 석연치 않았을뿐더러 이와 관련한 경찰 수사가 윗선 지시로 무마됐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도 이 사건과 관련한 경찰 수사를 인지한 정황도 있다”고 밝혔다.

우리들병원 원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주치의로 알려진 이상호 원장이다. 하지만 이 원장은 개인회장신청 이력과 담보가치 저평가 등의 문제로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국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1400억 원이라는 대규모 대출을 이끌어 냈다. 

주간조선은 3월 11일자 추가 보도에서 이러한 대출 배경으로 이 원장과 전처인 김수경 회장이 친문 인사인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과 탁현민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거론하며 가까운 사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발간한 도서 ‘문재인의 운명’ 감수를 맡았다고 소개했다.  

경찰은 우리들병원에 대한 부실대출에 대해 내사를 벌였고 그 내용을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비리를 관리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했다고도 전했다. 당시 윤 총경은 민정수석실에 근무하며 우리들병원 부실대출 건을 살펴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외압당사자로 청와대 민정수설실 등 정권 실세 등으로 거론하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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