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K리그 경기가 열린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선거 지원유세를 했다. 이는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의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황 대표 등은 이날 경남FC-대구FC의 K리그1 4라운드가 펼쳐진 창원축구센터를 찾아 4.3 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했다.

경기장 안에서 선거 운동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경기장 밖 유세는 법이나 협회, 연맹의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 하지만 장내 유세는 협회, 연맹이 금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축구장 내 정치 활동은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31일 "경남FC로부터 해당 사건에 대한 경위서를 받기로 했다. 유선으로 확인한 결과, 경남 구단은 경기장 입장을 막았지만 그냥 밀고 들어왔다고 한다"며 "경기에 앞서 경남이 연맹에 이와 관련한 문의를 했고, 연맹은 '(경기장 내 유세는) 안 된다'는 답을 줬다"고 전했다.

경남 구단의 과실이 인정될 경우, 승점 삭감이나 제재금 등 징계를 받을 수 있다. 협회와 연맹은 각각 정관 제3조와 5조에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두고 있다.

경기장 안에서 선거 운동을 벌이는 경우, 홈 구단은 10점 이상의 승점 삭감 또는 무관중 홈 경기 및 연맹지정 제3지역 홈경기 개최, 2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경고 등의 징계를 받게 된다.

같은 날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와 이재환 후보,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와 여영국 후보도 창원축구센터를 찾았으나, 장내 유세는 하지 않았다.

이에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표를 끊어서 입장했고, 일단 선거법상 문제는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결정이 이뤄지다 보니 (협회·연맹 규정은) 몰랐던 부분이다. 그리고 '밀고 들어갔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했다.

한국당은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유튜브에 황 대표와 강 후보가 경기장 안에서 유세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가 논란이 커지자 삭제했다.

황 대표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기자들과 만나 "선거 운동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이번에도 나름대로 노력을 했는데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앞으로 그런 부분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법을 잘 지키면서 국민들에게 저희를 알리려는 노력을 잘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재환 창원 성산 보궐선거 바른미래당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스포츠정신이 깃든 축구경기장에 인종차별 행위에 준하는 불법선거운동을 벌인 '반칙왕' 황 대표와 강기윤 후보는 경남FC 구단과 창원 시민들에게 즉각 사죄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지적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은 한국당의 맹성을 촉구한다"라고 했고,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반칙왕' 황교안 대표의 민낯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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