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의 구단가치는 40억 달러(약 4조3천억 원)이고 류현진이 활약하고 있는 LA 다저스의 경우 39억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2018년 기준). 메이저리그 구단 가치 1, 2위다.

이들 구단의 가치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다른 요인들도 있겠지만, 투자 많이 해서 유명 스타들이 즐비하고 성적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니 팬들이 몰려든다. 양키스와 다저스 구장은 시즌 내내 홈팬들로 북적댄다.

KBO의 삼성 라이온즈 프로야구단을 보자.

8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야구 명가다.  

그런데 그게 그냥 된 게 아니다.

정말로 엄청 투자했다. 물론, 이승엽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보유하고 있기도 했지만, 투수면 투수, 타자면 타자 등 국내 프로 야구에서 내노라 할 올스타급 선수들을 비싸게 사들인 덕이었다. 코치진도 마찬가지. 해태 타이거스(현 기아 타이거스)를 9차례나 우승시킨 김응용 씨와 해태 출신으로 한국 최고의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선동열 씨 등을 거금을 들여 영입했다. 

이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삼성은 한 때 한국시리즈 4연패도 이룩할 수 있었다.

그랬던 삼성 라이온즈의 현주소는 어떤가. 우승은커녕 3년이나 가을야구 초청을 받지 못했다. 올 시즌도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나아진 게 별로 없다. 특히 투수진은 붕괴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선발투수 중 믿을만한 선수는 사실상 전무하다. 불펜도 신통치 않다. 천하의 오치아이 투수코치도 어찌 해볼 도리가 없어 보인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삼성 라이온즈는 아직도 실험만 하고 있다. “기회를 줄 것”이라느니 “키우겠다”라는 등 참으로 한가한 말만 하고 있다.

아직 초반이라고? 날씨가 더워지면 제 기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그럼, 다른 팀들은 삼성 라이온즈가 제 실력을 발휘할 때까지 기다려 준다던가? 

프로는 실험하는 곳이 아니다. 선수 키우는 곳이 아니다. 그냥 결과물을 내고 성적을 내야 하는 곳이다.

1등만 추구한다던 삼성 라이온즈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어쩌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삼을 만큼 초라해졌는가 말이다. 

투자를 안 하기 때문이다. 신인들 투성인데다 평균을 약간 넘는 수준의 선수들을 데리고 오는 수준이다. 게다가, 아직은 쓸 만한 베테랑 선수들은 잡지 않고 ‘리빌딩한다’는 명분으로 내쫓기 바쁘다.  

양키스와 다저스가 언제 리빌딩하는 것 봤는가. 일본 최고의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리빌딩한다는 소릴 들어보았는가. 늘 하던 대로 하고 있질 않은가.

한국의 프로야구 운영 구조가 미국, 일본과 다르다고? 그동안 기업 홍보 차원에서 구단을 운영했기 때문에 ‘돈성’이라는 핀잔을 들으면서도 '융단폭격' 식으로 투자했지만, 이젠 삼성그룹이 국내를 평정한데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마당에 더 이상 1등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그래서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경제의 기본으로 돌아가 투자는 최소로 하고 돈 많이 버는 구단이 돼야 한다고?

그러고 보니 삼성 스포츠단에 속한 주요 프로팀들이 약속이나 한듯 동반 추락하고 있다. 야구만 그런 게 아니라 축구도 우승권에서 멀어진 지가 오래 됐다. 남자 농구는 2018~2019시즌 최하위로 처졌고, 만날 우승만 하던 남자배구도 이제는 야구처럼 플레이오프 진출을 걱정하는 신세가 됐다.

솔직해지자.

삼성이 우리나라에서 스포츠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지나가는 소가 웃는다. 설사 번다고 치자. 얼마나 벌겠는가. 삼성은 그런 푼돈이나 버는 기업이 아니다.

그러니 저간의 사정이야 어찌 됐건 이제부터라도 삼성 스포츠단 소속 프로 구단들은 삼성다워야 한다. 아마추어처럼 왜 이러나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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