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금테크’각광


경제가 불안하면 사람들은 ‘안전’한 금을 찾게 마련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돈은 금으로 몰린다. 실제 지난달 초 12만원대에 머물던 순금 한 돈(3.75g)이 한 달 만인 10월 9일 급기야 18만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금값의 종착역을 아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다. 금 가격의 고공행진이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시장이 요동칠수록 더욱 각광받는 금 투자법과 유의점을 알아봤다.

금에 투자하고 싶다면 일단 직접 금을 사면된다. 귀금속 상가에 가면 순금 ‘골드 바’를 판다.

골드바의 무게별 종류는 1㎏, 500g, 100g 등 3가지다. 가격은 신한은행 기준(10월1일)으로 금 현물의 경우 1g당 3만4391원이다. 골드바의 최소 단위인 100g만 산다고 해도 약 343만원, 1kg인 경우 3400여 만원(부가세 포함)을 투자해야 한다.

이때 유의할 점은 한 번 구입에 따른 가격이 만만찮을 뿐 아니라 구입할 때 10%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은행에 되팔 때에도 3~5%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金적립통장’ 안전성 높아

귀금속 상가를 찾기 귀찮다면 은행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은행이 보증하는 만큼 구입 시 부가세 10%를 별도로 내야 한다.

거래방법은 의외로 쉽다. 현금을 내면 시세에 해당하는 양만큼의 금을 통장에 적립하는 식이다. 금 가격이 오르면 이자가 붙듯 통장 잔액이 늘어난다.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고 부가세를 부담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금 통장으로는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기업은행의 ‘윈 클래스 골드뱅킹’ 등이 있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이 판매하는 골드바(금괴)는 영국 LBMA(런던금시장협회) 인증을 받은 순도 99.99%의 제품이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는 기간ㆍ금액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금의 입출금 거래를 할 수 있는 ‘금 자유통장’과 적금처럼 통장에 금을 적립할 수 있는 ‘금 적립’ 상품의 두 가지가 있다.

기업은행의 ‘윈클래스 골드뱅킹’은 금 적립 상품이다. 최초 적립량은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의 금 적립 상품 모두 1g이상 거래가 가능하다. 2회부터는 윈 클래스 골드뱅킹은 1만원 이상, 골드리슈는 1g이상으로 적립할 수 있다. ‘골드리슈 금 적립통장’의 수익률은 9월 29일 기준 지난 1년간 약 48.96%. 최근 1개월간에도 12.81%나 올랐다.

하지만 이들 상품은 이자가 없고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게다가 금값이 떨어질 경우 원금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금 시세의 변동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금 관련 펀드도 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0% 안팎에 달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월 29일 기준 ‘KB골드파생상품’의 1개월 수익률은 6.26%로 금 관련 펀드 중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PCA골드리치파생상품’(6.13%), ‘미래에셋맵스인덱스골드재간접’(4.87%) 등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금 펀드에 투자할 때는 무엇보다 펀드이름에 ‘금’ 또는 ‘골드’가 들어간다고 해서 반드시 금에만 투자하진 않는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예컨대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펀드’는 금, 은,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과 관련된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주식시장의 흐름과 상관성이 높다. 또 ‘KB골드파생상품’은 금 관련 선물이나 ETF를 활용해 관련 지수를 100% 추종하기 때문에 금 시세에 따른 등락이 더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름만 보지 말고 꼼꼼히 투자 대상을 살펴야 한다.

금 관련 상품 투자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당장 금 테크에 ‘올인’해서는 안 된다.

금값 자체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 연말까지는 금값 상승이 대세라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지금 투자해도 되나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최근 원자재 가격 급변동의 원인과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달러화 강세전환과 수급개선으로 인해 국제 원자재 가격은 2008년 하반기 완만한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임에도, 금은 국제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하며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금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인도가 결혼시즌을 맞고 있고 서양에서도 보통 크리스마스 전후로 금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널뛰기’하는 금 가격은 투자자에게 불안감을 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히려 금 가격이 전례 없는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음에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금융시장의 흐름에 따라 금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 안정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이 시간을 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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