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배분·매장 전환 통해 재활 노려라!

건설·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아파트, 단독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과 함께 상업용 부동산도 덩달아 시들해지고 있다. 값이 떨어지고 거래가 뜸해지면서 제값을 받지 못하는 물건들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가을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매기를 잃고 있는 모습이다. 군소 지방도시 지역과 중소건설사들이 지은 상가, 업무용 빌딩 주인들은 ‘죽을 맛’이다. 상가를 사거나 전·월세 들겠다고 찾는 사람도 거의 없지만 있더라도 값을 후려쳐 제시해 속상해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아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헐값에 처분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루하루를 보내자니 손해가 막심해 울고 싶을 뿐이다.

새 상가를 분양받아 놓고도 오랜 기간 임대가 되지 않아 ‘죽은 상가’(공실)로 전락한 사례들도 수두룩하다. 인구가 적은 수도권 일부 지역과 서울 변두리 비 상권 동네가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

공급 과잉, 경기 불황, 높은 임대료, 비 상권지역 등 여러 이유들로 지역에 따라서는 상가들이 문을 열고 2년이 지나도 빈 방으로 썰렁하게 남아있는 곳이 많다. 장기 공실 상가는 수입은커녕 대출이자, 관리비, 제세공과금 등 꼭 내야하는 추가 비용을 떠안아야 해 밤잠을 못 이루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죽어가는 상가를 살릴 수 있는 길을 없는 것일까. 약간의 투자와 머리만 잘 쓰면 얼마든지 있다. 자금 사정이 괜찮거나 접근성이 뛰어난 건물 1층 전면 상가를 갖고 있는 사람은 그런대로 버틸 수 있다. 세 들어올 사람 찾기가 쉽고 계약기간 만료 뒤라도 새 임차인 구인에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1층 전면이 아닌 뒤쪽과 지하층, 2층 이상의 상가를 분양받은 공실 상가 보유자들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고, 이를 슬기롭게 활용해 죽은 상가를 살릴 것인지가 관건이다. 상가 건물 전체가 슬럼화 되지 않은 이상 자신이 투자한 개별 점포 의 장점을 파악하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① 부동산중개업소만이 능사는 아니다.

상가 입점 전 임대계약이 이뤄진 상황이라면 몰라도 대다수 투자자들은 입점을 앞두고 전적으로 의지하는 곳은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다. 더욱이 임대확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업소에 의뢰해놓기도 하나 중개업소 업무도 경중에 따라 진행됨으로 ‘나만을 위해 신경 써준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따라서 중개업소 의존도를 줄이면서 투자자 자신이 전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중개업소 이외에 지역정보지 또는 온라인 전문사이트 등을 통해 임대정보를 올려놓거나, 그래도 장기 공실이 걱정된다면 임대가격이라도 낮춰 빈 상가 기간을 줄여야 한다.


② 목적형 업종 유치나 사무실 임대도 고려하라.

소비층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곳이라면 고객들이 직접 찾아야 하는 전문음식점, 노래방, PC방, 미용실, 각종 서비스 업종 등 목적형 업종유치에 힘써야 한다. 지하층 또는 상층부는 점포 활용공간이 넓은 장점과 임대료 부담을 덜려는 임차인들이 주로 노린다.
특히 가시성이 크게 떨어진 지하층의 경우 주변에 고정 배후 수요가 있다면 배달 위주 업종을 유치해보는 것도 좋다. 서울 강동지역의 A주상복합 상가 경우처럼 사무실로 임대 주는 방법도 있다.


③ 아는 사람들을 최대한 활용하라.

마산시내에 사는 김모씨(44)는 변두리 아파트단지 내 지하상가를 분양받은 뒤 세들 사람을 빨리 구해지지 못해 1년을 공실로 두다 때마침 음식점을 차릴 친척에게 주변시세 보다 20% 싼 월세로 빌려주면서 공실 상황을 벗어났다. 그 뒤에도 장사를 하던 자리다 보니 새 임차인을 찾는데도 큰 어려움 겪지 않고 있다.
김씨처럼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에게 긴급히 요청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임대인은 공실 위험을 막을 수 있고, 임차인 또한 월세비용을 줄일 수 있어 서로 도움이 된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격이다.


④ 프랜차이즈업체 입점을 유도하라.

대다수 국내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좋은 입지의 점포를 찾아내는 것이다. 업체마다 점포개발팀이 구성되어 우량 상가들을 알아보러 열심히 뛰어보지만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따라서 역 발상법으로 업체별 정보수집을 통해 투자자 자신이 직접 제안해보는 것도 요령이다. 넓은 공간과 인테리어 등에 경쟁력을 둘 수 있는 상층부를 좋아하는 외식업체들도 의외로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⑤ 수익배분 매장으로 바꾸어라.

일반적으로 창업자들도 동원 가능한 돈에 따라 점포를 고른다. 그러나 권리금, 보증금, 월세 등 적지 않은 부담으로 창업 계획을 접는 이들이 많다. 이런 창업자들 입장을 최대한 활용, 이들의 초기 비용부담은 덜어주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발생시키는 수익배분을 제안해보는 것도 좋다. 물론 예비 창업자의 운영 능력과 의지를 눈여겨봐야 하며 서로의 협약내용은 반드시 공증을 받아두는 게 안전하다.
상가정보연구소 관계자는 “상가투자에 있어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공실의 결과로 이어진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불리한 곳이라도 대형 공간 활용과 비용절감 면에서 1층 못잖은 이점을 잘 살리면 공실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상가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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