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 이대희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강원도 산불 국가 재난 상황을 언급하며 당내에서 언행에 신중할 것을 요청했다. 최근 화재와 관련 잇따른 당원들의 막말 논란이 계속되자 이를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황교안 대표는 8일 오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난으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상처를 안겨드리는 일이 없도록 언행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황교안 대표는 “피해 주민들이 하루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복구와 지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법적 예산 지원에 협력을 아끼지 않고 당력을 총동원해 봉사활동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 가지 더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고 운을 뗀 뒤 “불의의 재난으로 힘들어하는 국민들께 불필요한, 해서는 안 되는 상처를 안겨드리는 일 없도록 해야 한다. 국가적 재난임을 감안해 모두 언행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최근 한국당 당원들의 ‘산불 막말’ 논란을 두고 한 발언으로 보인다.

지난 6일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 “강원만이 아니라 제 고향 경북 영천에도 제 평생 처음으로 산불이 보도되네요”라며 “촛불정부인 줄 알았더니 산불정부, 촛불 좋아하더니 온 나라의 산불, 국민은 홧병”이라고 적었다가 비난을 받았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오늘만 인제, 포항, 아산, 파주, 네 곳에서 산불. 이틀 전에는 해운대에 큰 산불. 왜 이리 불이 많이 나나?”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5일에도 페이스북에 “대형 산불 발생 4시간 후에야 총력대응을 긴급지시한 문재인 대통령, 북으로 번지면 북과 협의해 진화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빨갱이 맞다. 주어는 있다”는 네티즌의 글을 공유하면서 논란이 됐다. 온라인상에서 비판이 확대되자 민경욱 대변인은 이를 곧바로 삭제했다.

‘산불 막말’이 계속되자 재난을 정쟁에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8일 오전 상무위원회에서 “고성 화재사건 문제점은 화재현장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면서 "한국당은 화재기간 내내 정쟁에만 몰두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당대표는 사진기사용 보고받기에 바쁘고 원내대표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국가안보실장의 발목을 잡았다”면서 “소속 정치인들은 ‘빨갱이 산불정권’ 운운하며 추태를 일삼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쟁 귀신이라도 붙은 것인가. 민폐정당이 되기로 작정한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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