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어쨌든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며 미국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 2일회의에 참석해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 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우리로서도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2차 조미수뇌회담은 우리가 전략적 결단과 대용단을 내려 내 짚은 걸음들이 옳았는가에 대한 강한 의문을 자아냈으며, 미국이 진정으로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생각이 있기는 있는가 하는데 대한 경계심을 가지게 된 계기로 되었다""미국은 실현 불가능한 방법에 대해서만 머리를 굴리고 회담장에 찾아왔다. 다시 말해 우리를 마주하고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준비가 안 되어 있었으며, 똑똑한 방향과 방법론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미국은 그러한 궁리로는 백번, 천번 우리와 다시 마주 앉는다 해도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며, 저들의 잇속을 하나도 챙길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노골화될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되어 있다"고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미국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지만 새로운 조미관계수립의 근본방도인 적대시정책철회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으며, 오히려 우리를 최대로 압박하면 굴복시킬 수 있다고 오판하고 있다""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 들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북미) 쌍방이 서로의 일방적 요구조건들을 내려놓고 각자의 이해관계에 부합되는 건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그러자면 우선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하노이 조미 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 데 대하여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같이 부응하고 서로에게 접수 가능한 공정한 내용이 지면에 씌어져야 나는 주저 없이 그 합의문에 수표할 것"이라며 "그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어떤 자세에서 어떤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는가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또한 "적대세력들의 제재해제 문제 따위는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앞길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성과 달성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나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생각나면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리라고 기대하며 가까스로 멈춰 세워놓은 조미대결의 초침이 영원히 다시 움직이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