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손학규 대표 [뉴시스]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16일 손학규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바른미래당 내부 갈등이 다시 나타났다.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의 ‘복귀’ 요청 목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하태경 의원은 “몇 달 연명 치료하겠다는 것은 아무런 감동을 줄 수 없다”라며 사실상 복귀를 거부했다.

손학규 대표가 추석 전 당 지지율을 10%까지 끌어올리지 못하면 퇴진하겠다는 배수진을 쳤음에도 내홍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공개발언을 통해 “창원·성산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손학규 대표에 대한 책임론과 당 지도부 자성, 성찰적 비판론은 일정 부분 일리가 있다”고 말한 뒤 “그렇지만 하루빨리 정상화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최고위 무력화가 길어지면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손학규 대표도 지금까지 고통스러운 성찰의 시간을 보냈고 어제는 거취와 관련해 가시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한 뒤, 최고위 참석을 거부 중인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에게는 “세 분이 결단해서 최고위회의에 복귀할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지는 것이 종국에 이기는 것임을 모두가 알기 때문에 거듭 동참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하태경 의원은 “지도부 총사퇴하고 우리당의 판을 완전히 새롭게 짜자”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회의에 다소 늦게 나타난 하태경 의원은 지역구인 르노삼성 부산공장 이야기로 말문을 연 뒤 “임재훈 의원이 이야기를 하셔서 바로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 나오라는 마음을 이해하지만 지금 우리 당은 죽어가고 있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죽어가는 환자를 연명 치료하는 방법이 아니라 완전히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우리가 당무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당을 살리기 위해 정말 절절히 호소하는 것이다. 지도부 총사퇴하고 우리당의 판을 완전히 새롭게 짜자”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그렇게 해도 국민들은 우리 당을 쳐다볼지 말지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몇 달 연명 치료하겠다는 것은 아무런 감동을 줄 수 없다”라며 “아직도 이런 안이한 생각하고 있는 것 자체가 통탄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원님들도 우리 당이 어떤 상태에 있는 것인지, 지지율이 왜 폭락하는지, 왜 그렇게 참패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바른정당계가 손학규 대표가 내건 퇴진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리보전을 위해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는 비판은 손학규에 대한 모욕”이라며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면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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