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뉴시스]
손흥민 [뉴시스]

[일요서울 | 이도영 기자] 토트넘이 힘든 싸움에서 승리했다. 맨체스터 시티(이상 잉글랜드)를 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토트넘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3-4로 패했다.

1차전 홈경기에서 1-0 승리를 챙긴 토트넘은 1,2차전 합계 4-4를 기록했으나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4강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지금의 챔피언스리그 체제로 재편된 이후 토트넘이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디펜딩 챔피언인 맨시티를 맞아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보란듯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손흥민은 전반 초반 동점골과 역전골로 승리를 이끌었다. 챔피언스리그 통산 11호·12호골을 연거푸 터뜨리며 우즈베키스탄 출신 공격수 막심 샤츠키흐(11골)가 갖고 있던 아시아 선수 최다골 기록을 차지했다.

손흥민의 챔피언스리그 4강은 처음이다. 손흥민은 박지성, 이영표 이후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를 누비는 세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토트넘은 아약스(네덜란드)와 결승 한자리를 놓고 다툰다. 손흥민은 경고 누적으로 1차전에 출전할 수 없다.

맨시티의 유럽 제패는 올해도 수포로 돌아갔다. 압도적인 점유율을 앞세워 막판까지 토트넘을 몰아쳤으나 결국 1골이 부족했다.

경기는 전반 4분 터진 라힘 스털링의 골로 맨시티가 주도권을 가져왔다. 스털링은 케빈 데 브라위너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린 뒤 오른발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스털링이 맨시티의 공격을 주도했다면, 토트넘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오른발로 때린 공이 골키퍼 발에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10일 안방 1차전에 이은 챔피언스리그 두 경기 연속 골이다.

기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 10분 역습 과정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감아차기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이 골로 손흥민은 시즌 20골 고지를 밟았다.

맨시티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손흥민의 역전골 이후 1분 만에 베르나르도 실바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전반 21분 스털링의 골까지 터지면서 3-2 역전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수비를 강화한 채 실점을 막는데 주력했다. 손흥민의 포지션도 최전방에서 왼쪽 측면으로 변경됐다.

맨시티는 후반 들어 더욱 거세게 토트넘을 몰아부쳤다. 손흥민은 후반 3분 데브라위너의 돌파를 막다가 옐로카드를 받았다.

후반 14분 맨시티의 4번째 골이 나왔다. 세르히오 아게로의 오른발 슛이 요리스의 방어를 뚫었다. 이번에는 요리스도 어쩔 수 없었다.

벼랑 끝에 몰린 토트넘은 후반 28분 기사회생했다. 코너킥에서 페르난도 요렌테가 득점에 성공했다. 요렌테의 손에 공이 살짝 스친 것으로 보였으나, 주심은 VAR(비디오 판독)을 거쳐 골을 인정했다.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후반 추가시간 맨시티 스털링의 득점포를 쏘아 올리며 뒤집기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VAR을 본 주심의 판정은 오프사이드였다. 두 팀의 운명이 엇갈린 순간이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토트넘 선수들은 한데 모여 환호했다. 맨시티 선수들은 아쉬움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또 다른 8강 2차전에서는 리버풀(잉글랜드)이FC포르투(포르투갈) 원정을 4-1로 마무리했다. 사디오 마네, 모하메드 살라, 호베르투 피르미뉴가 모두 터졌다. 1·2차전 합계 6-1로 다소 여유롭게 8강을 통과한 리버풀은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격돌한다.

4강전은 5월1일과 2일(1차전), 5월8일과 9일(2차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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