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저자 정여울 / 출판사 21세기북스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유난히도 빛나는 ‘별이 빛나는 밤', 샛노란 눈부신 커다란 ‘해바라기', 보랏빛 안개 속에 소용돌이쳤던 ‘밤의 카페 테라스'등 주옥같은 화폭에서 예술혼을 불태 웠던 고흐. 살아생전 인정받지 못한 비운의 화가로 통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색깔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치열한 시간을 인정받으며 그의 곁에 머물러 영혼을 치유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늘어만 간다. 

결국 트라우마와 맞서 싸우며 '빈센트다움'이란 걸 만들어 냈고 허락하지 않았던 현실과 감히 맞서 갈구했던 예술혼과 뼈아픈 인고의 시간과 맞선 용기는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기에 충분했다.

지친 삶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위로 받고 싶을 때마다 고흐의 그림을 찾는 이유는 자기다움을 치열하게 찾으려 했던 간절함이 소용돌이 쳤기 때문이다.

정여울 작가의 신간 ‘빈센트 나의 빈센트'는 그의 인생 고비마다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던 고흐를 찾아나선 여정을 책속에 고스란히 녹여 냈다.

작가는 “빈센트 반 고흐는 살아 있을 때 단 한 번도 인정받지 못한 안타까운 삶을 살았다. 세상은 그를 인정하지 않고 사람들은 그를 오해하고 외면했다. 그럼에도 가장 ‘나’다운 것, 자기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오늘도 자신의 마음을 지켜내기 위해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의 그림은 치열하게 살면서도 결국 자신의 것을 만들어 낸 ‘빈센트의 세상’이다"고 밝히면서 "빈센트의 그림을 만난 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고 독자에게 전한다.

또 작가는 “빈센트의 붓 터치 하나하나 에 치열함이 묻어 있기에 인생의 고비에 한 번쯤은 빈센트를 만나 벗이나 동지처럼 위로를 받았다"고 말한다. 

대단한 건 작가가 빈센트의 흔적을 좇아 그와 인연이 있는 도시로 발벗고 나선 여정의 기록을 책에 담았다는 점이다. 고흐의 고향 네덜란드 준데르트부터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벨기에 몽스, 수많은 걸작을 쏟아낸 프랑스 아를과 생레미, 죽기 전까지 그림을 그린 오베르쉬르우아즈. 그리고 빈센트의 그림이 소장된 곳이라면 암스테르담, 누에넨, 오텔로, 런던은 물론 뉴욕, 보스턴 등 유럽과 미국 어디든 찾아 나섰다. 그러면서 “빈센트의 삶과 관련된 장소들을 찾아 매해 여행을 떠나면서, 빈센트의 그림뿐만 아니라 ‘빈센트라는 사람’과 조금씩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빈센트를 알아가는 작가의 여정은 예술과 문학의 탐구이자 자신을 찾아나서는 여행이였던 것이다. 사실 빈센트에게는 부모의 인정, 스승의 가르침, 타고난 재능, 풍부한 지원, 곁에서 지지해 줄 동반자도 없었다. 세상 사람들의 외면과 오해, 비난과 멸시는 그의 마음에 씻기지 않을 상처로 남기도 했다. 단지 그러한 상처를  자신의 방식으로 화폭에 담아 치유받기 원하는 자아의 모습을 담았던 것이다. 병약함에도 한시도 쉬지 않고 그린 그림과 빼곡히 써내려간 편지가 그 모든 걸 말해 준다. 함박처럼 빛나는 해바라기 하나를 그리기 위해 아침 해가 뜰 때부터 저녁 늦게까지 그림에 매달렸다는 일화가 전해지기도 한다.

작가 정여울은  2004년 봄 ‘문학동네' 에 ‘암흑의 핵심을 포복하는 시시포스의 암소—방현석론' 을 발표하며 평론가로 데뷔했다. 이후 ‘공간'  ‘씨네21'  ‘GQ' ‘주간한국' 등에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글을 쓰기도 했다. 저서로는 ‘미디어 아라크네'  ‘아가씨, 대중문화의 숲에서 희망을 보다'  ‘내 서재에 꽂은 작은 안테나'  ‘모바일 오디세이'  ‘국민국가의 정치적 상상력'이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