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부동산


한강 이남과 한강 이북 아파트간 가격차가 점차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 .co.kr)가 한강 이남권과 이북권 아파트의 3.3㎡값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 차이가 2008년 11월 기준 355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역대 최고 격차를 보였던 2006년 말 678만원보다 323만원 줄어든 것으로 2년 만에 3.3㎡당 매매가 차이가 47.64% 좁혀진 것이다.

이에 따라 2006년 말 한강 이북 아파트값은 한강 이남의 63.79% 수준에 불과했으나 2007년 말에는 71.40%, 2008년 11월에는 80.57% 수준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강 이남과 한강 이북 아파트 가격차이가 크게 줄어든 것은 연초부터 이어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약세와 강북권 소형 아파트 강세 현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거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각종 부동산 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중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며 서울 전역 아파트값 동반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기침체와 부동산 거품 논란에 휩싸이며 한강 이남 아파트값의 주요 하락원인이 됐다.

이에 반해 한강 이북권 주택시장은 강북 3구로 분류되는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가 중소형 인기와 각종 재개발 이주 수요가 맞물리며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했다.

실제로 2008년 연초대비 매매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한강 이남권의 대표지역인 강남구(-4.87%), 서초구(-3.44%), 송파구(-8.12%)는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한강 이북권의 대표지역인 강북구(10.08%), 노원구(11.45%), 도봉구(11.66%)는 10%가 넘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한강 이남권과 한강 이북권 대표 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엇갈린 행보가 지속되자 시장에선 과거에는 찾아 볼 수 없었던 이상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동일 면적 기준 강북3구 일부 아파트 단지의 매매가격이 강남3구 아파트에 비해 높아진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12월 1일 기준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동부센트레빌 79㎡의 매매가는 3억3000만 ~ 3억5000만원이며,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대우그린 아파트의 동일 면적 매매가는 3억원 ~ 3억5000만원이다. 이에 비해 같이 시기 동일 면적 송파구 풍납동 현대리버빌1차 아파트의 경우 2억9000만 ~ 3억5000만원의 매매가를 기록했다.

또 노원구 상계동 주공4단지 116㎡의 매매가는 4억7000만 ~ 5억3000만원인데 반해 동일 면적 송파구 마천동 금호베스트빌 아파트는 4억5000만 ~ 5억2000만원, 송파구 거여동 삼호 아파트는 4억4000만 ~ 4억7000만원을 기록해 강북3구의 높아진 매매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던 중대형 평형에서 더욱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노원구 공릉동 태능현대 아파트 149㎡의 매매가는 9억원 ~ 10억원을 기록한 반면 동일 면적 강남구 청담동 삼환 아파트는 8억5000만 ~ 9억3000만원, 서초구 방배동 삼환나띠르빌은 8억 ~ 8억5000만원, 송파구 송파동 삼익 아파트는 7억5000만 ~ 8억500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정부와 여당은 여러 번에 걸쳐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지난 11.3대책의 경우 재건축 규제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어 강남 재건축 시장이 일정 수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책 발표 후 4주가 지난 현재 반짝 활성화 조짐을 보이던 강남 재건축 시장은 다시 매매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미국 발 금융위기가 점차 실물 경제로 옮겨 감에 따라 강북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 시장의 앞날은 더욱 험난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강 이남권과 이북권간의 아파트 매매가 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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