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르네상스 및 각종 재개발 사업으로 ‘나홀로’ 상승세를 지켜오던 마포구가 국제적인 경제위기 앞에서 잔뜩 위축된 모습이다. 비록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하락 움직임이 작은 편이지만 거래가 끊기고 급매물 출시가 이어지며 추가 가격하락을 예보하고 있다.

마포구는 한강르네상스 개발계획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지난 2006년부터 가격 상승 행보에 합류했다. 인근 용산구에 가려져 그 오름폭이 크진 않았지만 제법 빠른 속도의 재개발 사업과 교통개선 사업이 이뤄지면서 높은 인기를 구가해왔다.

하지만 최근 경제침체의 골이 점점 깊어지자 여름 비수기가 마무리 된 10월경부터 조심스레 하락반열에 들기 시작했다. 높은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상환 부담에 투자수요의 발길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 게다가 경제회복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에 신규 유입되는 투자수요도 없을 뿐더러 대출상환 압박에 급매로라도 집을 처분하고자 하는 매도인이 늘고 있다. 도화동 한화오벨리스크 76㎡(23평형)는 3억5000만~4억원 선으로 지난 한 주간 1500만원 가량이 하락했다.

지난 2003년~2006년 사이에 완성된 상암지구의 하락세도 두드러진다. 특히 입주 3년 차를 맞은 상암월드컵파크6단지는 양도세 비과세 대상 매물 출시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준공 당시 무리하게 대출을 받고 매입에 나섰던 일부 집주인들은 3년 만기와 동시에 호가를 크게 내려 매물을 내놓고 있다.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당분간 기다려 보자던 매도인들도 당장 대출금리 납부에 대한 압박감에 저렴하게 집을 처분하고 경기 외곽으로 빠지려고 한다. 게다가 향후 경제전망에 대한 어두운 언론공시가 계속되자 가격이 더 내리기 전에 처분하려는 경우도 많다.

이에 상암월드컵파크6단지 132㎡(40평형)는 9억~10억5000만원 선으로 무려 1억 원이 내리면서 2년 전으로 가격이 회귀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포구는 광화문, 시청, 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로의 출퇴근이 용이하고 신촌 일대 대학가와도 가까워 전세수요층도 두텁게 형성돼 있다. 실제로 8월 여름 비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소형을 중심으로 매물이 매우 부족하고 대기수요자가 많아 전세가격이 강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기 불황 탓에 좀 더 저렴한 곳이나 재계약을 하려는 세입자가 늘면서 전세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진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잡기 위해 전세보증금을 꾸준히 내리고 있다.

이에 공덕동 삼성1차 82㎡(25평형)는 지난 한 주간 500만원 가량이 내려 1억7000만~1억9000만원 선에 전세가격이 형성돼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