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호가‘뚝’ … 거래시장 ‘적신호’


이사시즌이 본격적으로 다가왔지만 거래시장은 여전히 ‘동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데다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도 서서히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강남구는 압구정동 일대 한강변 아파트들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이면서 금주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고, 강동구와 송파구도 오름폭이 크게 둔화되는 등 강남권 아파트들이 전반적으로 약보합 상태를 나타냈다. 이사철 때마다 매물난을 겪어왔던 서울 강북 일대도 올해는 유난히 조용하다. 매수문의는 다소 늘었지만 실제 거래량은 1~2월에 비해 훨씬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가 금주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3월 1일~3월 7일)을 조사한 결과 서울 -0.02%, 신도시 0.00%, 경기 -0.01%, 인천 -0.05%로 나타나 대부분 지역이 내림세를 기록했다. 재건축은 서울 0.02%, 경기 0.21%를 기록, 전반적으로 오름폭이 둔화됐다.

서울은 마포구(0.19%), 중랑구(-0.18%), 중구(-0.13%), 도봉구(-0.09%), 서대문구(-0.08%), 노원구(0.08%) 등 강북지역이 내림세를 주도했다.

최근 2~3주간 보합권에 머물던 마포구와 서대문구는 거래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어 호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사시즌을 맞이하면서 일부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문의가 증가한 곳도 있으나 거래가 수반되지 않고 매수문의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포구 공덕동 삼성1차 82㎡(25평형)는 3억8000만~4억2000만원 선으로 한 주 동안 1000만원 하락했다.


서울지역 대부분 하락세

강남구는 압구정동 일대 한강변 아파트들이 일제히 호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금주 (-)0.06% 하락했다. 이사철 이주수요도 전무한 데다 최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급등하면서 매도, 매수자 간 가격차가 크게 벌어져 거래가 급격히 감소했다. 현대사원 105㎡(32평형)는 5000만원 하락한 13억~15억원 선이다.

상승한 지역은 송파구(0.17%), 강동구(0.11%), 종로구(0.06%)로 세 곳에 불과했다.

신도시는 2주 연속 보합세를 나타낸 가운데 분당이 0.18% 올라 지난 주 보다 오름폭이 세 배 가량 커졌다. 신규 매물 출시량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대부분 매수자들이 희망하는 가격보다 매도호가가 높게 책정돼 있어 거래는 다소 감소했다. 금곡동 청솔대원 105㎡(32평형)는 1000만원 오른 4억3000만~5억5000만원 선이다. 반면 산본은 거래 관망세가 심화되면서 (-)0.30% 하락했다. 산본동 가야주공5단지 79㎡(24평형)는 500만원 하락한 1억9500만~2억1500만원 선이다.

경기는 양주시가 -0.79%를 기록, 금주 가장 많이 하락한 지역으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로 줄곧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삼숭동 일대가 특히 두드러진 약세를 보였다. 성우아침의 미소 82㎡(25평형)는 1억3000만~1억4000만원 선으로 500만원 하락했다.

그 밖에 하남시(-0.28%), 광주시(-0.12%), 남양주시(-0.12%), 의정부시(-0.11%), 고양시(-0.10%), 안양시(-0.10%), 광명시(-0.09%) 등이 금주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시즌으로 접어들면서 매수세와 매도세 모두 약간 씩 증가했으나 이주를 위해 출시된 매물들이 시세보다 저렴해 약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남시 덕풍동 현대 82㎡(25평형)는 500만원 하락한 1억8000만~2억1000만원, 고양시 중산동 산들마을2단지e-편한세상 116㎡(35평형)는 1000만원 하락한 3억4500만~4억1000만원 선에 거래 가능하다.

가격 상승이 둔해지고 있는 서울 강남과 달리 과천, 용인시는 각각 0.22%, 0.09% 올라 소폭 오름세를 유지했다. 다만 강남 아파트의 호가 하락세가 완연해질 경우 경기남부 지역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과천시 원문동 주공2단지 52㎡(16평형)는 1000만원 오른 6억~6억4000만원 선이다.


경기지역 그나마 오름세


인천도 전 주보다 낙폭이 다소 커진 가운데 연수구(-0.21%), 동구(-0.15%) 순으로 하락했다. 대체로 장기간 보합권에 머물던 지역이 내림세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개별단지로는 연수구 옥련동 현대1차 79㎡(24평형)는 1000만원 하락한 1억3500만~1억5500만원, 동구 화수동 영풍 112㎡(34평형)는 500만원 하락한 2억2000만~2억5000만원 선에 각각 시세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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