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오르는 목동의 불편한 속내


양천구 목동 일대가 최근 재건축 허용연한 단축 무산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허용연한 축소 가능성이 제기됐을 당시 호가가 크게 오른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분위기는 다소 뜻밖이다.

이는 목동 상승세가 단순히 허용연한 소식과 관련되어 있기 보다는 올해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세와 시세 저평가 인식이 맞물려 수요층의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번 소식에 매수자들의 관심이 급감한데다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인 만큼 향후 호가 오름폭이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1번지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가 양천구 연초대비 변동률을 살펴본 결과 1.72%로 서울 내에서 5번째로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강남 4구(강남, 강동, 서초, 송파)가 1~4위권을 차지한 점을 감안하면 비강남권 중에서는 최고치 상승률인 셈이다.

주간변동률을 살펴보면 올 겨울까지는 좀처럼 약세를 면치 못하다가 봄부터 거래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상승 반전한 모습이다. 특히 최근에는 학군수요까지 겹치면서 8주 연속 오름세다.


상승 기대 속 주춤한 수요

이렇게 재건축 허용연한 단축 무산 악재에도 불구하고 수요층이 꾸준히 유입되는 것은 연한 단축 소식 자체가 당장 호가가 하락할 정도의 민감한 사안은 아니기 때문이다.

양천구 오름세의 주요 원인은 강남 재건축발 상승여파가 인근 버블세븐 지역인 목동으로 빠르게 확산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허용 가능성이 번복되기까지의 시일이 길지 않았던 점도 한 몫 했다.

목동은 지난 2년여 동안 좀처럼 약세를 면치 못했던 탓에 시세 바닥인식이 형성된데다 저금리 기조까지 더해져 저가매물이 올 봄부터 빠르게 소진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양도세 부담까지 없어지면서 강남권에서 눈을 돌린 투자수요도 크게 늘었다.

최근 들어서는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된데다 전통적으로 학군이 우수해 여름방학 시즌 학군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하지만 재건축 연한이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된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수혜가 예상됐던 목동 신시가지 단지 상당수는 호가가 올랐던 것이 사실.

매도자들은 좀처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가라앉지 않고 있지만 재건축 추진이 사실상 물건너간데다 단기간 호가가 급등해 투자수요의 움직임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게다가 정부가 과열을 우려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항상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향후 매수심리는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일부 단지들은 실망매물도 조금씩 출시되고 있다.

현장을 살펴보면 목동 상당수 단지들의 시세가 연초보다 크게 상승한 상태다. 목동 목동신시가지5단지 115㎡(35A평형)의 경우 무려 1억5500만원 오른 9억7000만~10억8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재건축 악재에 소강상태로

이 단지는 1986년에 준공된 단지로 이달 초 연한단축 소식이 흘러나왔을 때 올해부터 재건축이 가능해진다는 기대감에 호가가 더욱 상승하기도 했다.

단지 인근 H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재건축 허용연한 단축 소식에 대형보다는 중소형 위주로 호가가 크게 뛰었다”면서 “하지만 정부가 허용연한 유지로 돌아선 이후 투자수요가 급감하며 거래는 소강상태로 접어든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목동일대 S중개업소 대표는 “허용연한 단축 소식이 예상치 못했던 데다 번복되기까지의 시일이 짧다 보니 호가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번 소식의 영향력이 컸던 만큼 현재는 실망매물도 심심치 않게 출시되는 실정이다”라고 전했다.

[스피드뱅크 김충범 연구원] www.spee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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