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 윤중천 씨. [뉴시스]
건설업자 윤중천 씨.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김학의(63·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 및 성범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 씨를 세 번째 불러 조사한다. 윤 씨가 과거 수사 때와는 다른 태도로 조사에 임하고 있어 향후 의혹을 풀 진술들이 나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이날 오후 윤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윤 씨는 오후 1시 4분경 고개를 숙인 채 수사단에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별장 성범죄 동영상 인물이 김 전 차관이라 진술했는가', '영상을 직접 촬영했는가' 등 취재진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물었고, 곧장 조사실로 들어갔다.

윤 씨는 앞서 지난 1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23일 첫 소환 조사를 받았지만 진술 거부로 2시간 만에 귀가했다. 이후 전날 수사단에 다시 출석해 14시간가량 조사를 받았고, 이날 다시 검찰에 소환됐다.

윤 씨는 비협조적인 태도로 수사단의 조사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날 조사 과정에서는 과거 수사 때와는 달리 유의미한 진술을 조금씩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씨는 지난 16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김 전 차관과 막역한 관계였고, 그의 인사 청탁에도 나섰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아울러 의혹을 불거지게 한 '별장 성범죄 동영상'의 등장인물이 김 전 차관과 비슷하다는 취지로도 발언했다. 윤 씨는 수사단 조사에서도 이 같은 취지로 일부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 관계자는 "과거 수사와 비교해봤을 때 진척이 있었다"고 전했다.

수사단은 윤 씨가 김 전 차관 관련 의혹의 핵심 '키맨'으로 지목된 만큼 조사해야 할 내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소환 조사를 계속해서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 차관 관련 성범죄 및 뇌물 의혹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추가 정황이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만큼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특히 수사단은 윤 씨의 최근 진술 태도에 비춰봤을 때 전모를 확인할 만한 내용을 확인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씨는 김 전 차관에게 지난 2005부터 2012년 사이 수천만 원 상당 뇌물 및 향응을 제공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는다. 또 2006년에서 2008년 사이 김 전 차관에게 강원 원주 소재 별장 등에서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 밖에 건설업체 공동대표로 취임한 뒤 골프장 건설 인허가 등 명분으로 억대 돈을 챙기고, 또 다른 건설업체 대표로 재직하면서 공사비용 등 회삿돈을 빼돌리는 등의 개인 비리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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