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받은 식용유 정제기 들고 치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다

이가연 사장

“튀김집 주방에 몰래 들어가서 깨끗한 식용유를 사용하는지 확인하다가 주인과 다툼이 있기도 했죠. 깨끗한 기름을 써야 음식이 신선하니까 식용유 정제기를 이용한 치킨 사업은 웰빙을 부르짖는 요즘 시대에 딱 맞는 창업아이템입니다.”

㈜우신NTI(www.wsnti.co.kr) 이가연(50) 사장은 식용유 정제기 개발 및 생산, 판매 관련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자신이 직접 개발한 식용유 정제기로 닭을 튀기는 치킨전문점 사업에 출사표를 던져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식용유 정제기인 ‘크린패스’의 개발이 하드웨어에 치중한 사업이었다면, 크린패스를 도입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치킨전문점 ‘레츠꼬꼬’(www.letsgogo.co.kr)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이다.

크린패스는 종전에 치킨전문점에서 사용하던 기계의 장점을 모두 통합한 것이 특징. 일정 시간이 경과되면 기름이 자동 정제되고, 교체되어 매우 편리하다. 지난해 1월 식용유 정제기인 ‘크린패스’로 특허청 특허증(특허번호 0416582)을 최종적으로 획득한 이사장은 올해 5월 세계 여성 발명대전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처음 정제기가 개발되어 출시되었을 때만해도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과연 기계 하나로 다 쓴 기름을 재활용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 때문이었다. 튀김전문점 창업자들도 ‘정제 하지 않아도 주방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소비자가 알 수 없는데 굳이 비싼 정제기를 들일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사장은 제품 성능을 입증하고 홍보를 하기 위해 전국 100여개의 튀김전문점에 정제기를 시험 설치하여, 2년여 간의 테스트 마케팅을 완료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기름에 드는 비용을 40%나 아끼면서도 빨리 튀길 수 있고 맛까지 뛰어났기 때문.

하지만 막상 소자본 창업자들의 주머니에서 100여만원이라는 추가금을 꺼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엎어진데 덮친 격으로 기름 유통으로 마진을 남기던 다른 치킨 업체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체인본사 몰래 기계를 신청하는 창업자가 있었어요. 손님뿐 아니라 본인과 자녀도 먹는 음식인데 새까맣게 산패된 기름에 튀겨낼 수 없었던 거죠.”

7년 전,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이 사장은 가정용 기름 정제기를 바탕으로 상업용 정제기를 고안하게 되었다. 식용유 정제 기술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관련 연구소 및 기업체를 드나들며 자료 수집을 하고 작은 실험실까지 따로 마련해 정제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정수기처럼 필터를 이용해 유해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식용유 정제장치가 완성되었다. 또한 산패된 식용유에서 탈산, 탈취, 탈색 효과에 탁월한 식용유 정제용 규산마그네슘 계열 흡착제도 개발이 완료되었다

이 사장이 출시한 치킨전문점은 기름 정제기를 사용하여 기름 값 절감, 맛 향상 외에도 초유 성분을 함유한 파우더를 사용, 소비자의 영양까지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혹시 모를 조류독감 파동에 대비해 치킨 외에 50여 가지의 퓨전 메뉴를 개발한 것도 실패 없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이 사장의 노력이다.

최근에는 튀김공장 및 대형 음식점에서 기준치에 미달하는 폐유 수준의 기름을 쓰면 식품위생단속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정도로 통제가 엄격한 편이다.

“불황에 맞는 창업은 따로 있죠. 하루에 닭 100마리를 파는 치킨집의 경우 월 100만원의 식용유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요. 사용한 기름의 70~80%는 절약할 수 있으니 돈 버는 창업이죠. 게다가 깨끗한 음식을 만든다는 자부심까지 일석삼조의 창업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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